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3일 대선후보 등록일에 윤석열 후보에 대해 단일화를 요구했다. 유튜브를 통해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구체제 종식과 국민통합을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했다. 모든 것을 국민의 판단과 선택에 맡기기로 하겠다면서 비장한 결의를 담아 후보 단일화를 국민의힘에 요청한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힘과 국민의 당은 각각 당원과 지지자들의 단일화 요구를 받아왔다. 단일화에 대한 무성한 소문만 있었고 후보자는 부인하던가 무시하는 전략으로 일관해왔다.
국민의힘은 단일화에 대한 거부감을 내비치고 국민의당은 단일화는 없다고 주장해왔다. 현실적으로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앞서는 것도 아니고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로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어렵다는 것이 사실이다. 국민의 정권교체 요구가 절반이 넘는데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로는 당선된다는 보장도 없고 두 후보의 합산 지지율이 정권교체의 여론과 비슷한 것도 드러난 사실이다. 두 후보에 대해 단일화하라는 국민의 압박으로 단일화를 하지 않고는 안 되게 돼 있다.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조건은 여론조사 국민경선으로 단일 후보를 정하자는 것이고 국민의힘은 현실적으로 지지율의 차이가 큰데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의 선택도 보장하는 국민경선은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수도 있고 역선택의 위험이 있다는 논리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한다.
안철수 후보 측은 여론조사 국민경선은 이미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을 때 적용했던 방식이고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안철수 후보는 적시에 적당한 이유로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러나 단일화 방식을 본인의 요구대로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국민은 정권교체의 필요성에 다수가 동의하고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나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윤석열이라는 사람을 특정한 것이 아니고 국민의힘을 지정한 것으로 본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경선과정을 거쳐 윤석열을 선택한 것이다.
국민의당의 지지율도 낮고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도 낮은데 대통령 후보로 선택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정치적으로 볼 때 섣부른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안철수 후보는 지금 대통령을 하겠다는 의지는 잠시 접고 민주주의에 충실한 실력있는 정치가로 남는 것이 후일을 기약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내각추천권을 가진 국무총리 안철수라면 정치적으로 믿어볼 만하다. 지금은 정권교체 여망에 충실하는 것이 대의이고 공정이라고 본다. 양당제도를 타파하고 다당제를 지향하려면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가 정치적 무게를 가져야 가능하다고 본다. 공동정부를 형성해야 국민의 당도 살고 민생도 사는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공동정부의 국무총리는 혹시 올지 모를 국민의힘의 독주를 막을 수 있고 다양한 능력의 인재를 발탁하고 여, 야의 심각한 정쟁에서 중심을 잘 잡아줄 수 있는 방파제의 역할도 할 수 있다. 총리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국민의 지지율도 끌어올리면 언제든지 기회가 있을 것이다. 국민의 당 지지자들은 안철수 후보가 독자 출마해서 선거판의 변수를 만들고 혹시 정권교체를 방해한 사람으로 남을까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정권교체와 국민통합을 위해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으니 대의는 국민의힘에서 알아줄 것이다. 국민의힘도 국민통합의 대의를 따르기 바란다. 안철수 후보가 사욕이 있는 분이 절대 아니니까 아무나 장관직을 줄 분도 아니지 않는가... 윤석열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 대해 신뢰만 있으면 10분이면 단일화를 할 수 있다고 했으니 안 후보를 비토하는 당내 기득권자나 자리에 연연하는 자들 말은 다 무시하고 안철수 후보를 받들어 모시기를 바란다.
단일화 협상을 지켜보는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말고 협상의 유불리를 따지면서 계산을 하는 짓도 국민을 피곤하게 할 것이다. 윤석열 후보나 안철수 후보는 절대절명의 기로에 섰다는 의식을 갖고 자신을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이재명 대통령의 현실이 밀려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는 말로 두 후보의 결단을 촉구한다
이병익 칼럼니스트 webmaster@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