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의원,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잠재성장률 제고방안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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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의원,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잠재성장률 제고방안 지적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2.04.19 18: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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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를 자유롭게 해야 잠재성장률이 오른다는 인식은 앞뒤 맞지 않다" 비판
이창용 후보자 "우리나라 노동시장 정규직에 관해서는 경직성 높다"고 주장
김주영 의원 "전체 경제활동 인구 중 38%가 비정규직인데 더 양산해야 하나"
김주영 민주당 국회의원은 19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잠재성장률 제고방안을 지적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김주영 민주당 국회의원은 19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잠재성장률 제고방안을 지적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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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김주영 의원은 19일 열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잠재성장률 제고 방안을 지적했다. 

충분한 사회안전망을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에서 해고를 자유롭게 한다는 것은 잠재성장률을 오히려 낮추고 불필요한 사회적비용만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김주영 의원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전 제출한 '잠재성장률 제고방안'에 대한 서면답변에서 중장기적 방안 중 하나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꼽았다"며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높다는 뜻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창용 후보자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정규직에 관해서는 경직성이 높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가 2100만명 정도 되고 이 가운데 정규직은 1300만명이고 비정규직은 806만명 정도 된다"며 "비율로는 비정규직이 39% 되는데, 이것보다 더 많은 비정규직을 양산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이어 '정리해고도 유연성을 더 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는 이 후보자의 주장에 대해 "현행법상으로 노동시장 유연화 방안은 정리해고와 징계해고 두 가지밖에 없다"며 "노동시장 유연화는 해고를 자유롭게 하겠다는 의미로 이런 단어를 쓰실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창용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전 김주영 의원실에 제출한 '잠재성장률 제고방안'에 대한 서면답변에서 "단기적으로 볼 때 팬데믹 과정에서 한계기업에 투입된 자원을 새로운 성장 동력 및 신산업 육성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구조조정에 주력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중장기적 방안으로 ①민간 중심의 생산성 향상 ②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③교육제도 개선 ④혁신생태계 조성 ⑤소득 불평등 및 양극화 개선 등을 꼽았다. 규제개혁 등을 통해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민간부문의 생산성을 제고하면서 경제구조 개혁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함으로써 인적자본의 효율적 배분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김주영 의원은 "현행법에서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정리해고와 징계해
고 두 가지"라며 "해고를 자유롭게 해야 잠재성장률이 오른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의 고용보호지수는 22위(2.17점)
로 OECD 평균보다 조금 낮다. 고용보호법제 지수로 평가한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상용직(정규직) 해고는 여타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고, 임시직 고용은 유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성의 경우 직장안정성, 소득안정성 및 결합안정성의 수준 모두 OECD 평균치를 큰 폭으로 밑돈다.

통계청의 가장 최근(2020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전체 임금노동자 2099만2000명 가운데 정규직이 1292만7000명(61.5%), 비정규직이 806만6000명(38.4%)으로 집계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도 평균 월급을 기준으로 2016년 130만1000원 차이에서 2021년 156만7000원 차이까지 벌어졌다.

아울러 OECD 고용보호지수는 법률 조항을 평가한 것으로써 현실을 모두 반영하고 있지도 않다. 흔히 법과 현실이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긴 노동시간을 갖고 있고 비정규직의 비율도 세계에서 가장 높으며 자영업자 비중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노동조합 조직율은 세계 최저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는 이직률이 31.8%로 가장 높다. 고용유연성이 높은 미국(19.7%), 호주(19.2%)보다 높았다. 

반면 우리나라 노동자의 해고 이후 1년 이내 재취업률은 46.1%에 불과해 해고자의 절반 이상이 재취업에 실패했다.

김주영 의원은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최고의 조사연구 인력풀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으로서 잠재성장률의 책임을 다른 곳에 편리하게 전가하는 것이 아닌 유의미한 분석결과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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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동 2022-04-19 19:25:10
노동유연성이라는 이름으로 비정규직을 대량 양산하겠다는 얘기군. 윤석열 정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