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송영길·박주민 공천 배제 둘러싸고 당내 갈등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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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송영길·박주민 공천 배제 둘러싸고 당내 갈등 확산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2.04.20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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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비대위원장 "부동산실패 책임 노영민은 공천하고 송영길은 탈락, 이 무슨 고무줄 잣대냐"
송영길 "(저의 공천 배제는) 사실상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정치 복귀를 반대하는 선제타격 의미"
이원욱 전략공천위원장 "비대위 임무는 혁신공천 일관성 보장하는 것... 혁신공천 흔들면 안 돼"
윤호중 비대위원장 "전략공천위 심사결과 유출 유감... 윤리감찰단에 유출경위 조사해 징계명령"
민주당 전략공천위의 송영길·박주민 후보 서울시장 공천 배제를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copyright 데일리중앙
민주당 전략공천위의 송영길·박주민 후보 서울시장 공천 배제를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국회의원을 서울시장 후보 공천에서 배제(컷오프)하기로 한 것을 두고 당내 갈등이 커지고 있다.

당 지도부와 전략공천관리위원장, 공천 배제 당사자 등이 공개 발언을 통해 상호 비방을 이어가면서 갈등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전날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송 전 대표와 박 의원을 공천 배제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고무줄 잣대'에 빗대 강하게 비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충북은 선거에 패배한 가장 큰 원인인 부동산 실패에 책임있는 분을 공천했다. 그런데 서울에서는 대선 때 누구보다 헌신했지만 선거 결과에 총괄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전 당 대표를 탈락시키겠다고 한다"며 "이게 무슨 고무줄 잣대냐"고 지적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앞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은 스스로 판단해서 나서지 말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당에서는 부동산 실패에 책임이 있다는 노영민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충북도지사 후보에 단수 공천했고, 송영길 전 대표는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얼마 안 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노영민 후보도 탈락시키든지 그것을 못하겠다면 서울의 공천 신청을 한 예비후보 모두가 참여하는 공정한 경선을 해야 한다"며 "서울시장 선거 경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패배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당원의 뜻에 따라 서울시장 공천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컷오프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도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송 전 대표는 경인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을 서울시장 공천에서 배제하려는 것을 두고 "당 대표가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출마를 해선 안 된다는 논리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선 패배 책임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사실상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정치 복귀를 반대하는 선제타격의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는 이어 "이 문제를 전략공천위가 결정할 사안인지도 의문"이라면서 "(전략공천위는) 전략공천할 사람을 정하는 곳이지 누구를 배제한다는 결정을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원욱 민주당 전략공천위원장은 20일 페이스북에서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이날 오전 당 공식회의에서 송영길·박주민 후보의 서울시장 공천 배제를 두고 '고무줄 잣대'에 빗대며 비판한데 대해 "혁신공천을 흔들면 안 된다"고 받아쳤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이원욱 민주당 전략공천위원장은 20일 페이스북에서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이날 오전 당 공식회의에서 송영길·박주민 후보의 서울시장 공천 배제를 두고 '고무줄 잣대'에 빗대며 비판한데 대해 "혁신공천을 흔들면 안 된다"고 받아쳤다.
ⓒ 데일리중앙

이에 이원욱 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비대위의 임무는 혁신공천의 일관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혁신공천을 흔들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원욱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송영길·박주민 두 후보의 배제 결정에 대한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일관성있는 태도를 요청한다"며 "박 비대위원장은 대선책임·부동산책임자의 출마가 부적절하다며 송영길·노영민 두 후보를 이미 공개 비판하신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이번 전략공천위의 결정은 박 공동비대위원장이 지적했던 명분없는 출마가 가져올 부작용, 전국 선거에 미치는 악영향뿐만 아니라 최근 인천에서 주목되는 지지율 저하, 전략공천위가 실시한 여러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를 종합한 것으로서 경쟁력은 우위가 아니고 부작용만 큰 후보군을 우선 배제한 고심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심지어 난데없이 계파공천 운운하는 것은 그 일관성, 진정성, 의도를 의아하게 하며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제게 계파공천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모욕"이라며 "이번 결정의 책임자로서 오직 지방선거 승리만을 기준으로 제 정치적 양심과 의원직, 정치생명을 건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를 두고 당내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는 가운데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어제 심사 결과가 언론에 유출된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전략공천위의) 심사 결과는 당대표, 즉 지금은 공동비대위원장에게만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며 "그래서 (심사 결과가 사전에 유출된 데 대해) 오늘 비대위원회의가 있기 전에 윤리감찰단에 전략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이 유출된 경위를 조사해서 징계할 것을 직권 명령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통령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를 전략공천 선거구로 지정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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