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3대 서점 시집 부문 3주 연속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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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3대 서점 시집 부문 3주 연속 1위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2.06.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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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등 대형미디어 노출 없이 신간 시집이 저자의 이름 만으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인 일
교보문고 "'박노해'라는 이름이 국내 독자 사이에서 아직 '믿고 읽는' 타이틀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탄생과 사랑과 죽음이라는 인생의 굵직한 순간 사이로 아이와 부모, 청춘과 노년 등 삶의 모든 순간이 책 한 권에 담겨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이 출간 첫주부터 3대 서점 시집 부문 3주 연속 1위에 올랐다. (사진=출판사 느린걸음)copyright 데일리중앙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이 출간 첫주부터 3대 서점 시집 부문 3주 연속 1위에 올랐다. (사진=출판사 느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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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느린걸음, 5/13 발행)가 출간 첫 주부터 3주 연속(5월 3~5주) 3대 서점(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에서 동시에 시집 베스트셀러 분야 1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신간보다는 스테디셀러 중심으로 판매가 이루어지는 시 분야의 특성상 명사 추천 등 외부 이슈나 TV 등 대형미디어 노출 없이 신간 시집이 저자의 이름만으로 출간 즉시 베스트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교보문고 시/에세이 온라인 MD 한지수씨는 6일 "이번 시집의 흥행으로 박노해 시인은 '박노해'라는 이름이 국내 독자 사이에서 아직 '믿고 읽는' 타이틀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는 정식 출간 전부터 서점 MD들의 기대를 모아 3대 서점 모두에서 MD주목도서인 '오늘의 책'(알라딘은 '편집장의 선택')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6월에는 교보문고가 선정한 '이달의 책'에도 이름을 올렸다. 교보문고 '이달의 책'은 '지금 필요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만듦새가 훌륭한' 세 가지 기준으로 매달 10권을 선정한다.

한편 <너의 하늘을 보아> 속 시들은 지난 6월 1일 치러진 지방선거 이후 지치고 착잡한 민심을 달래는 시로도 회자되고 있다. 

대표적인 시 '역사의 무대에서'는 승리와 패배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생각해볼 메시지를 던지고 있어 의미심장하다.
"역사는 자기 방식으로 일을 해요 / 하늘은 다른 길로 뜻을 이뤄가요 // 역사는 돌아서 보면 / 장엄하고 아름다운 연극이죠 / 선도 악도 어쩌면 하나의 배역 / 성취도 고난도, 승리도 패배도, / 하나의 낮과 하나의 밤이죠 // 그러니 희극에 도취하지 말아요 / 그러니 비극에 낙담하지 말아요 // 어둠 속에서 패배 속에서 / 서로 함께 묵묵히 걸어가요 / 밤이 오고 또 밤이 오고 / 별이 뜨고 아침이 와요 / 또 봄이 오고 또 새날이 와요" ('역사의 무대에서', 박노해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57p)

독자들의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혐오와 갈등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비춰주는 냉철한 조언의 따스한 시편들" "한 사람의 인생과 지혜가 세대와 세월을 뛰어넘어 담겨있다" "하늘 한번 볼틈 없는 일상에서 이 시집과 함께 나는 하늘을 보았다" "우주를 한 스푼 떠서 그려놓은 듯한 표지만으로 난 이미 마음을 뺏겨버렸다. 그 안엔 301편의 시가 별처럼 반짝인다" "단번에 가슴으로 꽂히는 시. 마음에 쿡쿡 박히는 문장들" "처음으로 시를 읽고 눈물을 흘렸다" "가장 힘든 시간 나를 붙잡아준 한 문장, 너의 하늘을 보아"

교보문고 '이달의 책' 이상훈 편집자는 "무려 301편이 실린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는 꼭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 어디를 펼쳐 읽어도 좋다. 하루 한 편씩 낭송하기도, 손글씨로 필사하기도 안성맞춤. 탄생과 사랑과 죽음 사이, 삶의 모든 순간들이 담긴 한 권의 시집이기에 매일 한 편씩 깊게 읽는다면 어느새 영혼의 키가 훌쩍 자라 있을 것이다. 박노해 시인의 많은 시가 야생의 대자연과 눈물 흐르는 지구마을 길 위에서 쓰여졌으니 푸른 하늘 아래서나 별을 보기 좋은 캠핑장이나 여행지에서 읽는다면 더 생생히 음미할 수 있다. 오늘, 나의 하늘을 바라보자"며 박노해 시집을 권했다.

신간 <너의 하늘을 보아>는 수많은 독자들의 '인생 시집'이 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이후 박노해 시인이 12년 만에 펴낸 신작 시집이다. 

3000여 편의 육필 원고 가운데 301편을 묶어 펴낸 이번 시집에는 그동안 입에서 입으로 낭송되고 사랑받은 시들, 그러나 책으로는 처음 출간되는 '너의 하늘을 보아' '별은 너에게로' '살아서 돌아온 자' '경계' '이별은 차마 못했네' '동그란 길로 가다' 등의 시도 함께 담겨 있다. 탄생과 사랑과 죽음이라는 인생의 굵직한 순간 사이로 아이와 부모, 교육과 배움, 연애와 이별, 청춘과 노년, 정원과 농사, 독서와 여행, 고독과 관계 등 삶의 모든 순간이 이 한 권에 담겼다.

저자 박노해 시인은 1984년 27살에 쓴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이 금서였음에도 100만부가 발간되며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렸다. 1991년 군부독재 정권 아래서 사형을 구형받고 환히 웃던 모습은 대중들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새겨졌다. 

무기수로 감옥 독방에 갇혀 침묵 정진 속에 광활한 사유와 독서와 집필을 이어가며 새로운 혁명의 길 찾기를 멈추지 않았다. 7년 6개월 만에 석방된 뒤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됐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그 후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20여 년 간 국경 너머 가난과 분쟁의 땅에서 평화활동을 펼치며 현장의 진실을 기록해왔다. 감옥에서부터 30년 간 써온 한 권의 책, 우주에서의 인간의 길을 담은 사상서를 집필 중이다. 시인의 작은 정원에서 꽃과 나무를 기르며 '적은 소유로 기품 있게' 살아가는 삶의 공동체 〈참사람의 숲〉을 꿈꾸고 있다. 

송정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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