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 '울고 웃으며' 기립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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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 '울고 웃으며' 기립박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2.06.12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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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악극 '불효자는 웁니다' 서울공연에 만원... 임호(진호역) 연기에 찬사 쏟아져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감동으로 모든 세대의 마음을 울리는 악극에 구름관중
서울 공연 뒤 7월 2일 대전 공연으로 가슴뭉클한 감동과 눈물의 여운 이어간다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감동으로 모든 세대의 마음을 울리는 명품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가 12일 오후 서울 강동문화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공연됐다. (공연사진=좋은콘서트) copyright 데일리중앙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감동으로 모든 세대의 마음을 울리는 명품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가 12일 오후 서울 강동문화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공연됐다. (공연사진=좋은콘서트)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감동으로 모든 세대의 마음을 울리는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 서울 공연에 사람들이 몰렸다.

12일 오후 서울 강동문화센터 대극장에서 2시간40분 동안 펼쳐진 명품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에 1000명이 넘는 관객이 찾아와 대성황을 이뤘다.

"웃고 웃는 진정한 우리의 악극"이라는 평가를 받는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치열하게 살아온 한 남자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중심으로 가슴 절절하게 그렸다.

오후 1시 무대 위에 불이 들어오자 60년대 우리네 전통 복장의 청춘남녀 10명이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 물동이 호밋자루 나도 몰래 내던지고/ 말만 들은 서울로 누굴 찾아서/ 이쁜이도 금순이도 단봇짐을 쌌다네~" 노래를 경쾌한 율동과 함께 부르며 문을 열었다.

이어 악극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변사 촐랭이 역의 임하룡씨가 나와 "이번 '불효자는 웁니다'는 우리의 정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악극이 아닌가 싶다"며 "공연 내내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니 손수건을 준비하라"고 했다.

막이 오르자 산 모퉁이에서 먼 기적 소리가 들리고 간이역에 멈춰선 증기 기관차에서 한 남자가 내린다. 

1959년 땅끝 해남의 '약봉 마을'이 배경이다.

사라호 태풍으로 남편을 잃은 분이(강효성 분)는 하나 뿐인 아들 진호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엄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자란 진호(임호 분)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대학에 합격했다는 통지서를 받는다.

홀로 된 엄마와 결혼을 약속한 동네 처녀 옥자(김추리 분)를 두고 서울로 가려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진호. 

그는 '약봉역'에 서서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엔/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소~"의 '비내리는 고모령'을 구성지게 불렀다. 이때 객석 여기저기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진호 역을 맡은 배우 임호씨는 연기 뿐 아니라 노래 실력도 정말 최고였다.

진호는 "꼭 성공해서 어머니를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드릴 게요"라고 다짐하며 서울로 가는 기관차에 올랐다.

요란한 서울의 거리가 나타나고 '럭키 서울' 노래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서울에 도착한 진호는 부잣집 딸 애리(염인영 분) 과외 선생을 하며 대학 공부를 이어나간다. 

4년의 세월이 흘러 진호는 대학 졸업을 앞두게 되고 시골에 남아 있는 엄마와 옥자는 진호가 돌아올 날 만을 손꼽아 기다리는데···. 

'여자의 일생' '열아홉 순정'을 노래하며 애태우던 옥자에게 오라는 진호는 오지 않고 부잣집 딸 애리와 결혼한다는 소식이 날아든다.

이때 "서울이 좋다지만 나는야 싫어/ 흐르는 시냇가에 다리를 놓고~"의 노랫말이 귀에 착착 감기는 '물방아 도는 내력'이 라이브 음악으로 연주된다.

12일 오후 서울 강동문화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모든 세대의 마음을 울리는 명품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가 공연됐다. 공연이 끝난 뒤 5분여 간 커튼 콜 이후 막이 내려오고 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12일 오후 서울 강동문화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모든 세대의 마음을 울리는 명품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가 공연됐다. 공연이 끝난 뒤 5분여 간 커튼 콜 이후 막이 내려오고 있다.
ⓒ 데일리중앙

아들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온 분이는 결혼식 직후 사돈(애리의 엄마) 윤 여사(오화라 분)의 무관심과 냉대에 쫓기 듯 시골로 돌아온다. 진호의 결혼 소식에 충격을 받은 옥자는 그 길로 서울로 올라가 카바레에서 노래하는 '에레나'가 된다.

이후 카바레 주인 '따개비'(이종박 분)가 옥자를 잔인하게 착취하고 약봉 마을로 내려가 진호의 엄마 분이에게까지 '진호가 있는 곳을 대라'며 발로 걷어차며 못살게 괴롭힌다. 분을 참지 못한 옥자는 그 자리에서 '따개비'를 찔러 죽이는데···.

"이 천지간에 내 아들 만한 자식이 또 어디 있나." 이후 분이는 서울로 올라와 15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아들 집 앞에서 아들과 손자를 보기 위해 기다린다. 

이미 엄마가 '따개비'를 찔러 죽이고 스스로 기차에서 떨어져 죽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진호는 매일 집 앞에 웅크리고 있는 분이를 보면서도 엄마인 줄 모른다. 그렇게 15년의 세월이 흐른 겨울 어느날 분이는 아들의 집 앞에서 얼어 죽은 채 발견된다.

뒤늦게 집 앞의 할머니가 자신의 엄마인 것을 알게 된 진호는 목 놓아 오열하며 통곡했다.

잠시 뒤 변사 출랭이(임하룡 분)가 등장해 "불러도 소용없는 이 통한의 노래를 다함께 불러봅시다"라고 했고 동시에 '불효자는 웁니다'가 라이브 연주에 맞춰 모든 출연자의 현장음으로 불려졌다. 객석에서도 손뼉을 치며 따라부르는 사람이 많았다.

이 노래가 끝나자 진호는 '어머니~'를 목 놓아 불렀고 막이 내려왔다.

뒤이어 5분여 간 커튼콜이 이어졌는데 이때 '굳세어라 금순아'가 생음악으로 연주됐고 객석에서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서글퍼지만 우리네 이야기인 이번 악극에 1000여 관객들은 때로는 눈시울을 붉히고 때로는 웃으며 크게 공감했다.

작품에 녹아든 10여 곡의 음악 대부분이 60~70년대 우리의 사연을 담고 있고 멜로디 또한 귀에 감겨드는 익숙한 음악이라 그런지 호평이 쏟아졌다.

"대형 콘서트를 보는 거보다 훨씬 낫더라" "임호 배우 정말 연기 잘 하네" "노래를 그렇게 잘 부를 줄은 미처 몰랐다" "오늘 오프닝 '앵두나무 처녀' 노래 정말 좋더라" 등 많은 얘기들이 공연 뒤 관객들 사이에서 나왔다.

이날 공연에서 모든 음악(노래)은 MR 녹음반주가 아닌 현장 라이브 연주로 이뤄졌다.

지난 4월부터 전국투어를 이어가고 있는 명품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 서울 공연 후 7월 2일 대전 공연(충남대학교 정심화홀)으로 가슴뭉클한 감동과 눈물의 여운을 이어갈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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