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진에 해가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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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진에 해가 지고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2.07.10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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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신도가 어렴풋이 보이고 영종대교에는 불빛이 영롱하게 반짝였다
인천 정서진에 해가지고 영종대교에 불빛이 들어오면서 아름답게 반짝였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인천 정서진에 해가지고 영종대교에 불빛이 들어오면서 아름답게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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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정서진에 해가 지고 있다.

정서진은 정동진의 대칭 위치로 조선시대 임금이 살던 광화문에서 말을 타고 서쪽으로 달리면 나오는 육지 끝의 나루터라는 뜻이라고 한다. 

정동진이 일출로 유명하듯 정서진은 서쪽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저녁 노을이 아름다워 해넘이 관광명소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곳에는 2012년 9월 포스코에너지가 기증한 노을종이 세워져 있다. 노을은 단순한 낮의 하강이 아니라 붉은 하늘이 피어 오르는 시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시인 정호승은 그의 시 '정서진'에서 "해가 지지 않고 어찌 별들이 빛날 수 있겠는가"라며 정서진의 해넘이를 노래했다.

그러나 오늘(10일) 정서진에는 잔뜩 찌푸린 잿빛 하늘과 낮게 깔린 바다 안개로 해넘이를 볼 수 없었다.

붉게 타는 저녁 노을과 서해안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해넘이 대신 비릿한 바다 내음과 함께 멀리 신도가 어렴풋이 눈에 들어왔다. 

또 서해를 가로지르는 영종대교의 불빛이 아름답게 반짝이며 운치를 더했다.

코로나 여파로 텅텅 비었던 아라인천여객터미널은 이날 모처럼 사람들로 붐볐고 문을 연 아라타워 23충 전망대에도 사람들로 넘쳐났다.

해가 지고 땅이 식어가자 사람들은 하나 둘 그곳을 떠났다.

하루해가 또 이렇게 저물고 사연 많은 오늘이 역사 속에 과거가 되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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