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 긴급 착륙했다.
1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전날 오후 6시 25분에 출발한 대한항공 KE9956편(A330-200)이 이륙한 지 1시간50분 만에 기체 이상을 감지하고 바쿠 헤이다르알리예프 국제공항에 긴급 착륙했다. 당초 인천공항에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KE9956편은 운항 중 엔진 결함 메시지가 발생하자 최근접 공항인 바쿠 공항으로 목적지를 변경했다. 대한항공 측은 운항 중 2번의 엔진 진동 메시지를 감지했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은 2시간가량 하늘 위에서 불안에 떨어야 했다. 기내 이상을 가장 먼저 느낀 사람은 오른쪽 창가에 앉아 있던 승객들이었다. 당시 창가에 앉은 한 승객은 창문에서 뜨거움과 진동을 느끼고 불꽃이 튀는 것을 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들이 승무원을 부르는 순간 기내 모니터가 꺼지고 어두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승객은 좌석 밑 구명조끼를 꺼내고, 일행과 손을 잡고 기도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얼마 뒤 기장은 "위험한 상황이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항공기가 안전한 상태로 운항하고 있다"며 "항공기가 바쿠 공항에 안전히 착륙한 이후 직접 안내해드리겠다"고 방송했다. 기장이 "항공기는 정상적, 아 정상적이진 않지만 안전한 상태로 운항 중"이라고 방송했고, 이에 일부 승객은 착륙 후에야 비로소 안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기는 엔진 결함 감지 이후 2시간 만에 바쿠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항공기가 착륙하자 소방차도 출동했다. 이번 비상 착륙으로 다치거나 병원에 이송된 탑승객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항공기에는 승객 215명과 승무원 10명이 탑승했다. 대한항공은 이스탄불 지점 직원을 바쿠 공항으로 급히 보내 사태 수습을 지원했다. 대한항공은 승객을 수송하기 위해 같은 기종인 A330-200 임시편을 투입했다. 임시편은 이날 오후 12시 5분 인천공항에서 출발했고, 바쿠에서 승객을 실은 뒤 11일 오전 7시 5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측은 "기술적으로 엔진 1개가 고장 나더라도 항공기는 3시간 비행이 가능하다"며 "절차에 따라 인근 공항에 2시간 이내 착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