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바이든과 원유 증산 합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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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바이든과 원유 증산 합의 없었다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2.07.1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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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했지만 원유 증산 약속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유가 우려 속에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중동순방에 나섰지만 기대와 달리 '빈손 귀국'에 그쳤다는 혹평이 나왔다.

16일 로이터통신은 나흘 일정으로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 참석차 중동순방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이 원유 증산 약속을 듣지 못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분한 공급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며 "에너지 업체들은 이미 증산했으며 향후 수개월간 벌어질 일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원유 증산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정상회의에서 빈 살만 왕세자는 물가 폭등의 원인을 서방 주도의 친환경 정책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는 "탄소배출을 줄이려는 비현실적 에너지 정책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는 이미 최대 생산 능력치인 하루 1300만배럴까지 증산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를 넘어서는 추가 생산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에게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에 대한 책임을 제기했으나 왕세자는 "난 개인적으로 책임이 없으며 책임 있는 인사들에 대해선 조치를 취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왕세자는 미군의 이라크 교도소 포로 학대 사건과 팔레스타인계 미국 언론인 시린 아부 아클레 기자 피격 사건을 거론하며 역공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등 미국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권 후퇴라는 비판에도 순방에 나섰지만 원유 증산은 물론 이란 핵, 아랍·이스라엘 관계 문제 등에서 사우디의 명시적 협조를 약속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회원국 간 이견으로 결국 공동성명 없이 종료됐다.

16일 20개국 대표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량위기와 에너지 가격 급등, 기후변화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합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했다. 의장국 인도네시아의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은 전반적인 회의 내용을 요약한 의장성명만 내놨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공동성명서는 없지만 많은 문제에 대해 회원국들이 공감대를 보였다"며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개방적인 농업 무역을 촉진키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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