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초르노빌 주변 방사능 확산세 IAEA 조사 결과 대비 3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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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초르노빌 주변 방사능 확산세 IAEA 조사 결과 대비 3배 높아
  • 김용숙 기자
  • 승인 2022.07.20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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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 초르노빌 방사능 조사팀 보내 7월 16~18일 러시아군 진지 직접 조사
IAEA, 지난 4월 러시아군에 의한 초르노빌 피해는 없다며 '정상'이라고 '공표'
그린피스 "우리의 조사 결과 초르노빌은 결코 '정상'적인 상황 아니다" 반박
러군 매설 지뢰로 우크라이나 초르노빌 지역 과학자와 소방관들 생명 위험
그린피스 초르노빌 현지 조사 팀이 접근 제한 구역에서 토양 내 방사능 물질의 종류를 조사하는 모습(위). 그린피스 방사선 방호 전문가들이 초르노빌 접근 제한구역에서 조사하는 모습. 드론과 지상용 방사선량 측정기로 미리 고농도 방사선 지점을 확인한 후, 원거리에서 해당 지점의 세슘을 측정하고 있다(가운데).방사선 조사를 마친 그린피스 초르노빌 현지 조사 팀이 후 대인 지뢰가 없고 방사능 준위가 낮은 곳에서 방호복 탈복 전 오염 정도를 측정하고 있다(아래). (사진=그린피스)copyright 데일리중앙
그린피스 초르노빌 현지 조사 팀이 접근 제한 구역에서 토양 내 방사능 물질의 종류를 조사하는 모습(위). 그린피스 방사선 방호 전문가들이 초르노빌 접근 제한구역에서 조사하는 모습. 드론과 지상용 방사선량 측정기로 미리 고농도 방사선 지점을 확인한 후, 원거리에서 해당 지점의 세슘을 측정하고 있다(가운데).방사선 조사를 마친 그린피스 초르노빌 현지 조사 팀이 후 대인 지뢰가 없고 방사능 준위가 낮은 곳에서 방호복 탈복 전 오염 정도를 측정하고 있다(아래). (사진=그린피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초르노빌(체르노빌의 우크라이나 발음 표기) 주변 방사능 확산세가 '정상'이라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난 4월 조사 결과 대비 최소 3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일 오후 4시 국제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월 16일부터 사흘 간 진행한 초르노빌 접근 제한구역 방사선 조사의 결과를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이번 기자회견에서 그린피스 현지 조사팀은 지난 4월 "초르노빌 주변의 방사선 상황은 정상적이다"라고 밝힌 IAEA의 조사 결과보다 최소 3배가 넘는 방사선량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IAEA의 조사 대상 면적이 초르노빌 제한구역 내 극히 일부였기에 IAEA 조사의 공정성에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가 초르노빌 내 러시아군이 구축한 진지의 토양을 분석한 결과 IAEA가 같은 장소를 조사해 발표한 결과(최대 0.75µSv/h)보다 최소 3배 높은 2.5µSv(시간 당 마이크로시버트)의 방사선량이 확인됐다. 

해당 지역의 토양 샘플에서 최대 kg당 4만5000Bq(베크렐), 최소 500Bq의 세슘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이를 미뤄 보아 러시아군이 고농도 방사능으로 오염된 토양에서 상대적으로 오염이 적은 지역으로 이동하며 방사성 물질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군 진지와 진지에서 남쪽으로 600미터 떨어진 지역을 그린피스 자체 제작 UAV 드론으로 확인한 결과 각각 200 CPS (Count per Second, 대지에서 방출되는 감마선량 단위)와 8000 CPS의 감마선량이 확인됐다. 600m 거리를 두고 방사선량이 무려 40배나 차이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AEA의 조사 장소는 러시아군 진지에 국한됐다고 한다.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 대상 지역을 선정하기 위해 맥킨지 인텔리전스 서비스(Mckenzie Intelligence Service, 지리·기후 정보 전문 기업)을 통해 확보한 위성 영상 정보를 토대로 초르노빌 접근 제한구역에 남겨진 다수의 러시아군 진지를 확인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철수할 당시 대부분 지역에 대량의 지뢰를 매설해 접근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현지 지역의 방사능 및 화재 위험을 관리하는 과학자와 소방관들의 생명도 위험에 처해 있다.

또한 러시아군이 방사선 측정 도구와 소방 장비들을 파괴하거나 약탈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초르노빌 접근 제한구역의 오염 변화를 정상적으로 관리하거나 통제할 수 없게 됐다. 

위성 영상 정보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극도로 오염된 붉은 숲 지역에 의도적으로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 화재로 인해 토양 속에 있던 방사성 물질이 대기로 확산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식수원과 연결되는 주변 강의 방사능 오염도 우려된다.

이처럼 확산된 방사성 물질에는 플루토늄·아메리슘과 같은 알파 방사선 핵종들이 있으며 인체에 유입될 경우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얀 반데푸타 그린피스 벨기에 수석 방사선 방호 전문가는 "곳곳에 설치된 대인 지뢰로 인해 조사팀이 조사를 진행한 곳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러시아군이 군사 활동을 펼친 전체 지역을 조사하면 방사성 물질의 확산으로 인한 피해 정도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IAEA는 협소한 지역에서 극히 적은 조사 샘플만 조사해 러시아군에 의한 초르노빌 피해가 없다고 전 세계에 공표했다. 그러나 우리의 조사 결과 초르노빌은 결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로 확보한 샘플의 정밀 분석을 진행해 별도의 보고서를 발행할 계획이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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