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 컨설팅 결과 "대우조선해양 독자 생존 어려워"
상태바
BCG 컨설팅 결과 "대우조선해양 독자 생존 어려워"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2.08.17 0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외부 경영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컨설팅 보고서 초안에는 대우조선의 독자 생존이 어렵다는 비관적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산은은 8~9월에 컨설팅 최종 결과물이 나오면 대우조선의 처리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16일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지난 3월 컨설팅사에서 제출한 초안에 '조선 3사 과잉 경쟁 체제와 수년 단위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조선 경기 사이클을 감안할 때 대우조선은 독자 생존하기 어렵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 지금의 조선 3사 체제는 수주 호황기에는 크게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침체기에는 과당 경쟁을 부추겨 모두 손해를 보는 구조적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불황 사이클이 길어지면 재무구조 등이 취약한 대우조선은 생존까지 위협받게 된다는 내용이다. 산은은 지난 연말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대우조선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컨설팅을 의뢰했다. 원래 3월 말께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과 하청노조 파업 등으로 계획이 지연됐다.

국내 조선업계는 과잉 공급과 경쟁이라는 구조적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 선사에서 국내 조선 3사 한 바퀴만 돌면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3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일감 수주를 해 와도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는 총 1749만CGT를 수주하며 수주잔량이 2950만CGT로 늘어났다. 조선사별로 2~3년 치 건조 물량을 쌓아둔 상태다. 그러나 수주 실적이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수주 후 선박 인도까지 걸리는 시차 영향도 있지만 근본 원인은 과잉 경쟁으로 제 가격을 받지 못하는 데 있다. 과거 조선업 불황 국면에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대우조선은 건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저가 수주에 나섰고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적정 가격에 수주하기가 어려워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산은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 업무 현황을 보고하면서 대우조선과 관련해 "지난해와 올해 1분기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으면 올해 안에 흑자 전환은 곤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조7000억원, 지난 1분기에는 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수주 호조에도 대우조선은 △강재 가격 급등 △인건비 상승 △대 러시아 제재 장기화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산은 측은 "51일간 하청지회의 파업과 점거로 막대한 생산 차질과 손실이 발생하고 대외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은 상반기 영업손실 5696억원, 당기순손실 6679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1분기 대비 손실폭이 대폭 감소했으나, 대러시아 제재와 하청지회 파업 관련으로 인한 매출 감소 등이 반영돼 적자는 지속됐다. 또 대우조선 측은 "현재 건조 중인 제품의 고정비 부담 증가, 강재를 포함한 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약 350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처리 방향이나 매각 여부 등은 이번 컨설팅 용역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비용 절감이나 생산성 향상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이는데, 획기적 경쟁력 제고 방안이 나오긴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