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배신자여 갈 테면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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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배신자여 갈 테면 가라
  • 이병익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8.1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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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탈럼니스트)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copyright 데일리중앙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 데일리중앙

황장엽선생이 탈북 망명을 했을 때 북한은 군중대회를 열어 황장엽 선생을 향하여 “배신자여! 갈테면 가라”고 허탈하고 분노한 분위기를 말했다. 황 선생은 주체사상을 확립한 장본인이고 김정일의 스승이기도 했으며 당 서열이 높은 원로이기도 했기에 북한정권으로서는 도저히 인정하기 힘든 망명사건이었다. 망명이 기정사실로 인정되었을 때 북한정권은 배신자로 낙인 찍으며 인민들을 선동하여 각종 군중집회에서 황선생을 규탄하고 인민을 배신한 역적으로 치부하였다.

이준석 전 대표의 최근 발언을 보면서 그동안 동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거나 이준석에 대해서 안타까워했을 당원들은 이제 이준석에 대한 응원을 거둬들였을 것이다. 이준석과 이준석이 윤핵관으로 명명했던 친윤 측근들과 권력다툼으로 이해하고 중립의 선상에서 바라보던 당원들은 이제 중립의 입장을 접었다고 본다. 이준석 전 대표는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과 대통령에 대한 폄훼하는 발언을 넘어 대통령을 국민을 속인 범죄인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준석은 대통령이 자신을 내쫓은 원인을 제공했고 대통령의 지시로 윤핵관들이 자신을 대표자리에서 몰아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준석은 당대표에 재임하는 동안 자신의 영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있었다. 당대변인 선츨을 위한 공개오디션에 직접 참여하였고 공직후보자 공천에 있어서 공천자격시험을 자신의 의도대로 실시하였고 당 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 이준석표 당 장악을 시도했다. 이 와중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친윤의원들의 반격을 허용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옥중에서 2013년부터 이준석에 대한 성접대가 이루어졌다고 폭로했다. 뿐만 아니라 2015년까지 각종 향응이 이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2013년은 이준석 전대표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 시절이었다.

이에 대처하는 이준석의 통화녹음이 일반에 공개되고 당시 성접대를 위해 호텔을 안내하는 등 편의를 제공했던 인사와 당 대표실의 김철근 정무실장을 만나게 하고 7억원 대부 약속을 했었다. 이런 이유로 이준석은 당 윤리위에서 6개월 당원권 정치처분을 받으며 당 대표에서 물러났고 현재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주호영 대표체제로 전환했다. 이준석은 자신의 문제로 발생한 당의 상황에 대해 책임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파동은 이준석과 친윤계 의원들과의 당권을 두고 벌이는 파워게임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한 실체라고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표현을 인용하며 대통령에 직격탄을 퍼부었다. 앞서 자신이 말한 양두구육의 실체를 정확히 실토한 것이다. 즉 윤석열 대통령이 양의 탈을 쓰고 개고기를 팔았고 자신도 동참했으나 그것이 자신만의 잘못이 아닌 윤석열 대통령의 사기였다고 말하고 있다. 이쯤이면 대통령을 모독하고 도전하는 행위이다. 이런 현상에 국민의힘 당원들은 참기 어려운 모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질 좋은 양고기를 팔았다고 믿는 당원들은 이준석을 성토하기 시작했고 그가 윤대통령을 향해 속았다는 말을 한 순간 “배신자여 가라” 라고 극단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선기간동안 후보의 행위가 마음에 안 들면 당사를 비우고 잠행한 적이 2번이나 있었고 그때마다 후보는 이준석을 달래고 수습하는데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대통령도 사람인지라 이준석의 독단과 아집을 애교로 봐주기에는 한계를 넘어섰을 것이라 보인다. 이준석은 국민여론조사에서는 상당한 지지세가 있다. 민주당 지지자 다수가 이준석을 지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준석에 대한 지지세는 미미하고 앞으로 점차 떨어질 것이다. 대통령을 사기꾼으로 치부해버리는 이준석의 무례와 가벼움과 배신에 대해 동조해 줄 당원은 없다.

자신은 홀로 루비콘 강을 건넜고 그를 응원하던 사람들에게 그 강을 건너오라고 재촉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의 선을 넘은 발언들에 대하여 그나마 동정을 보내던 동조자들은 선뜻 강을 건널 수 없게 되었다. 그는 우군을 적으로 만드는 과오를 범했다. 이준석은 권력다툼에서 패했음을 인정하고 스스로 당을 떠나는 것이 현명한 결정이다. 당 밖에서 정치평론을 하든 대통령을 비난하든 그것은 자유이겠지만 그의 말을 신뢰하고 들어줄 국민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준석의 행위가 내부총질이라는 것을 국민이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이준석의 인품을 이제 국민들이 잘 알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스럽다.

이병익 칼럼니스트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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