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바이든 대통령에 "펠로시 대만방문 만류" 요구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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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 바이든 대통령에 "펠로시 대만방문 만류" 요구 했었다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2.08.22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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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만류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삼권분립에 따라 미국 하원의장은 외국 방문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답하면서 '중국은 도발 행위를 취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중 정상이 지난 7월 28일 통화할 당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이처럼 충돌한 정황이 워싱턴포스트(WP)를 통해 21일 뒤늦게 전해졌다.

중국 측은 미·중 정상 간 통화 직후 발표한 자료에서 "민심은 저버릴 수 없으며 (대만으로)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는 시 주석의 강경한 발언을 전한 바 있다.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은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거나 현 상태를 바꾸려는 일방적인 시도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맞섰다.

지난 2~3일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미·중 갈등과 함께 지정학적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시 주석은 러시아 등 비서방국가와 긴밀하게 안보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음달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을 추진하고 있다. 시 주석이 갑작스럽게 SCO 정상회의 참석을 고려하는 것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무관하지 않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중 대사들도 장외 설전을 펼쳤다.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는 CNN에 "펠로시 의장의 평화적인 대만 방문으로 미·중 관계에 위기가 닥쳐선 안 된다"며 "이는 중국이 조성한 위기였고 과잉 반응이었다"고 지적하며 대화를 촉구했다. 친강 주미 중국대사는 알자지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계는 중국과 미국을 포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면서 무력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강행한 중국은 이날 다시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중국 항공기 12대와 선박 5척이 대만 주변에서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항공기 5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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