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례기후보고서, "최근 7년 집계 이래 기온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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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례기후보고서, "최근 7년 집계 이래 기온 가장 높았다"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2.09.02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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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지구 평균 온실가스 농도와 해수면 높이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각국 정부의 탈탄소화 노력에도 지구온난화 추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아 기후재난이 빈번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간한 연례 기후상태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대기 속 평균 온실가스(이산화탄소·메탄·아산화질소) 농도는 전년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414.7PPM(1PPM은 100만분의 1)으로 2020년보다 2.3PPM 높아졌다. NOAA는 "이산화탄소 수치가 원시기후 기록을 고려할 때 적어도 최근 100만년 중에 가장 높다"고 전했다. 메탄 농도도 지난해 약 18ppb(1ppb는 10억분의 1) 증가해 역대 가장 많이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아산화질소 농도도 1.3ppb 증가했다.

릭 스핀래드 NOAA 국장은 "우리는 기후변화가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후변화가) 둔화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과학적 증거를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는 60여 개국 과학자 530여 명이 참여했다. 영국 과학매체 피즈오아르지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지난해 화석연료 배출이 줄었음에도 온실가스가 증가한 점에 주목했다. 피즈오아르지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도 기후변화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했다.

해수면 높이도 10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NOAA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해수면 평균치는 1993년 평균 수위보다 97㎜ 높아지면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학계는 인공위성을 활용한 관측이 시작된 1993년 수치를 기준으로 해수면 변화 추이를 측정한다.

해수면이 높아지는 것은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 기상연구소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 43년 동안 북극의 온도는 지구 평균보다 3.8배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지난해 북극의 온도는 2013년 이후 가장 낮았으나 122년간의 관측 기간 중 13번째로 높은 고온을 기록했다.

지난해 여름 북극권은 고온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해 6월 30일 캐나다 포트스미스는 기온이 39.9도까지 치솟아 북위 60도 이상 북극권에서 신기록을 기록했다. 같은 해 8월 그린란드 빙상의 가장 높은 지점인 '서밋 스테이션'에는 관측 이래 처음으로 눈이 아닌 비가 내렸다.

해양온난화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해양 열용량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관측 이래 최고로 기록됐다. 지난해 지구 지표의 온도는 1991~2020년 평균보다 0.21∼0.28도 상승해 관측이 시작된 1800년 중반 이후 6번째로 높았다. 다만 NOAA는 집계 이래 역대 최고 온도 1~7위가 모두 최근 7년(2015~2021년)간 발생했다며 온난화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함에 따라 열대성 폭풍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열대성 폭풍은 지난해 97차례 발생해 1991∼2020년 평균 87개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12월 필리핀에서는 태풍 '라이'로 400명 가까이 사망했다. 지난해 8월 걸프해안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은 750억달러(약 101조5500억원)에 달했다. NOAA는 기후변화로 독해지고 잦아진 자연재해에 대해 경고했다. 스핀래드 국장은 "올해 많은 곳에 1000년 만의 최악의 홍수, 이례적인 가뭄, 기록적 폭염이 닥쳤다"며 "기후위기가 미래 위협이 아니라 우리가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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