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북송 탈북어민 검역관들 "어선에 페인트 덧칠흔적 없었다" 추가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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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북송 탈북어민 검역관들 "어선에 페인트 덧칠흔적 없었다" 추가 증언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2.09.1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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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길 의원, 탈북어민 나포 당일 현장에 파견된 검역관 3명과 대면·서면 질의 진행
검역관 모두, 어선 내 페인트 덧칠·전자기기 있었다던 문재인 정부 발표와 다른 진술
안 의원 "새롭게 확인된 사실들, 검찰수사에 반영돼 신속하게 진상 규명돼야 할 것"
안병길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탈북 어민 북송 사건과 관련해 북한어선 나포 당일 현장에 파견된 검역관 3명과 대면·서면 질의을 통해 "어선 내 페인트 덧칠·전자기기 있었다던 문재인 정부 발표와 다른 진술을 확보했다"고 13일 밝혔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안병길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탈북 어민 북송 사건과 관련해 북한어선 나포 당일 현장에 파견된 검역관 3명과 대면·서면 질의을 통해 "어선 내 페인트 덧칠·전자기기 있었다던 문재인 정부 발표와 다른 진술을 확보했다"고 13일 밝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2019년 11월 강제북송된 탈북 어민들이 타고 온 배에서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검역관들의 증언에 이어 페인트 덧칠 흔적을 보지 못했다는 추가 증언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는 탈북 어민 2명을 북송하면서 이들이 동료 선원 16명을 무참하게 살해한 흉악범임을 강조하고 그 근거로 배에 남아 있다던 혈흔과 페인트 덧칠 흔적을 들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발표와는 다른 검역관들의 추가 증언이 나오면서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의 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19년 11월 2일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국정원 요청에 따라 당일 오후 1시45분부터 2시30분까지 탈북 어민 2명을 소독했고 이어 오후 7시15분부터 10시까지 2시간45분 동안 어선을 검역·소독했다.

국회 농해수위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은 13일 당시 파견됐던 5명의 검역관 중 현재 재직하고 있는 3명의 검역관들로부터 대면-서면 질의를 통해 당시 북한어선 상황에 대한 구체적 정황을 추가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안병길 의원실은 확보한 답변에서 당시 어선을 검역했던 검역관들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어선에 있었다고 발표했던 ▷'페인트 덧칠흔적'을 보지 못했고 ▷스마트폰과 노트북도 현장검역 당시 보지 못했으며 검역관들은 또 북한어선이 살해 현장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를 사전에 공유받지 못한 채 어선에 소독 약품을 뿌렸다는 등의 주요 사안들을 파악했다.

안 의원은 "해당 검역관들은 2019년 11월 2일. 탈북 어민이 우리 군에 발견된 당일 오후 1시45분부터 밤 10시까지 검역을 진행하면서 북한어선 현장을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답변은 강제북송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신빙성이 있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3명의 검역관들은 모두 기존에 공개됐던 것처럼 북한어선에서 혈흔을 목격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페인트 덧칠 흔적 역시 보지 못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시 검역관들은 파견 당시 북한어선이 살인사건 증거현장일 수 있다는 사실을 어떠한 관계부처로부터도 듣지 못한 상태로 어선 내 소독 약품(버콘s)을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는 강제북송 이후 북한어선 안에서 중국산 '레노보(Lenovo)' 노트북, 북한산 스마트폰(모델명 평양 2418), 미국산 '가민(Garmin)' GPS 장치, 8기가 용량의 SD 카드 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검역관들은 당시 어선에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는 검역관들이 어선 나포 당일(2019년 11월 2일) 북한어선에 도착하기 이전에 누군가에 의해서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먼저 반출됐거나 혹은 처음부터 없었을 가능성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안병길 의원은 "만약 검역·소독 조치 이전에 전자기기들이 먼저 반출됐다면 당시 문재인 정부가 철저한 방역을 위해 신속하게 어선을 소독했다는 주장과 상반된 대응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서는 외부 유입 물품들을 모두 소독한 뒤 반출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다른 물품들은 모두 어선 안에 둔 채로 전자기기들만 먼저 소독하지 않고 반출시키는 일은 이례적이라는 것.

검역관들은 이와 함께 당시 나포된 북한 어민 2명의 상태와 관련해서는 현장에서 안대가 씌워져 있었으며 포박이 됐는지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안병길 의원은 "이번에 새롭게 드러난 사실들은 당시 문재인 정부가 탈북어민들을 얼마나 무리하게 북송을 강행하려 했는지 명확하게 확인시켜 주고 있다"며 "이번에 확보된 검역관들의 증언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수사에서도 반영돼 신속하게 진상이 규명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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