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전세임대주택, 5년 간 실입주율 50%대 불과...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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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전세임대주택, 5년 간 실입주율 50%대 불과... 그림의 떡?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2.09.14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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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신혼부부 전세임대, 당첨 대비 실입주율 5년 간 각각 평균 55.5%, 53.5%
전셋값 상승 못 따라가는 지원 한도‧까다로운 검증 절차… 꽁꽁 숨은 전세매물
김병욱 의원 "전세지원금 현실화 반영 및 임대인 유인책 마련해야"... 제도개선 주문
LH공사의 청년·신혼부부 전세임대주택 실입주율이 최근 5년 간 50%대에 머무는 등 실효성 논란이 일면서 제도개선이 요구되고 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LH공사의 청년·신혼부부 전세임대주택 실입주율이 최근 5년 간 50%대에 머무는 등 실효성 논란이 일면서 제도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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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 청년 및 신혼부부 전세임대 사업의 당첨자 대비 실입주율이 5년 간 50%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LH 전세임대주택은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LH공사가 청년과 신혼부부의 임대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실시하는 주거지원 사업인 '전세임대' 제도의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14일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제출받은 '전세임대주택 당첨자 및 실입주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2017년~2021년) LH공사에서 선정한 청년 및 신혼부부 전세임대 당첨자 대비 평균 실입주율은 각각 55.5%, 53.5%에 불과했다.

자료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청년 전세임대 실입주율은 2017년 50.03%, 2018년 60.13%, 2019년 53.62%, 2020년 64.60%, 2021년 51.48%였고 신혼부부 전세임대는 2017년 56.67%, 2018년 59.28%, 2019년 68.70%, 2020년 42.04%, 2021년 54.28%의 실입주율을 보였다. 연도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50%대에 불과한 결과다.

최근 5년간 청년 및 신혼부부 전세임대 당첨자 및 실입주자 현황(명). * 주택물색기간(6개월) 등으로 당해 연도 당첨자가 해를 넘겨 계약하는 경우가 있음. (자료=한국토지주택공사)copyright 데일리중앙
최근 5년간 청년 및 신혼부부 전세임대 당첨자 및 실입주자 현황(명). * 주택물색기간(6개월) 등으로 당해 연도 당첨자가 해를 넘겨 계약하는 경우가 있음. (자료=한국토지주택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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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공사에 따르면 LH 전세임대 제도는 일정 조건을 갖춘 청년과 신혼부부가 집을 찾아오면 공사가 집주인과 전세 계약을 맺고 싸게 재임대해 주는 제도다. 입주 대상자가 직접 주택을 찾고 LH공사가 해당 주택을 검토해 전세금을 지원해 주는 절차를 거친다.

김병욱 의원실은 문제는 직접 발품을 들여 찾아야 하는 주택 물색 과정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례로 LH공사 입주자 모집 공고문에 따르면 청년 전세임대의 경우 수도권 1인 거주 때 60㎡ 이하 주택에 최대 '1억2000만원' 한도로 전세보증금을 지원해 주는데 수도권 전셋값이 많이 오르다 보니 해당 가격대 매물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주택 물색 기간 6개월 안에 집을 구하지 못하면 대상자 선정은 무효가 된다.

계약 과정이 일반 전세보다 까다롭고 복잡하다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LH공사 등에 따르면 계약 관련 권리 분석 과정에서 정보 노출에 부담을 느끼는 임대인들이 많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일반 계약보다 좋은 혜택이 없고 오히려 부담만 가중되니 임대인이 전세임대 제도를 기꺼이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LH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 전세임대 당첨자는 2만9817명으로 2017년 1만4078명에 비해 5년 간 두 배 넘게 늘었다. 신혼부부 전세임대 역시 2017년 6267명에서 2021년 1만8360명으로 당첨자가 3배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사업 규모는 커졌지만 제도가 지닌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아 실입주율은 꾸준히 50%대를 맴돌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지난 5년 간 청년 전세임대 입주 대상자 10만5031명 가운데 20대가 7만7567명(73.8%)으로 가장 많고 30대 이상 1만5238명(14.5%), 10대도 1만2226명(11.6%)이었다. 같은 기간 신혼부부 전세임대 당첨자 중에도 10대가 346명 포함돼 있다.

김병욱 민주당 국회의원은 14일 LH의 청년·신혼부부 전세임대주택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전세가격 현실화 반영 및 임대인 유인책 마련 등 제도개선을 주문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김병욱 민주당 국회의원은 14일 LH의 청년·신혼부부 전세임대주택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전세지원금 현실화 반영 및 임대인 유인책 마련 등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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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의원은 "적절한 전세임대 주택을 찾기 어려운 현실에서 주택 물색 과정을 입주자에만 맡겨놓는 것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전세임대 제도의 현실적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우선 시장가격에 맞게 전세임대 전세지원금을 현실화하고 심사 절차의 효율성 제고, 세제 혜택 확대 등 임대인을 유인할 수 있는 실용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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