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 사업 예산으로 국제개발협력사업 대신 제식구 일자리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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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사업 예산으로 국제개발협력사업 대신 제식구 일자리 챙기기?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2.09.24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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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센터는 사실상 코이카 직원 낙하산 왕국
최근 2년 코이카 퇴직 직원 4명, 국제개발협력센터장 재취업
지역 ODA 사업 거점인 전국 8개 국제개발협력센터 중 6개 센터장이 코이카 출신
김경협 의원 "코이카,재발 방지 위한 내부지침 개정 등 제도개선 필요하다"
김경협 민주당 국회의원은 24일 국제개발협력센터가 코이카 직원 낙하산 왕국이 되고 있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김경협 민주당 국회의원은 24일 국제개발협력센터가 코이카 직원 낙하산 왕국이 되고 있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가 운영비·사업비를 지원하는 국제개발협력센터에 코이카 직원들이 무더기 재취업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도주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해야 할 코이카가 국민 혈세로 마련해준 사업 예산으로 퇴직자 일자리를 챙겨주고 있는 셈이다.

국제개발협력센터는 코이카-지자체-지역 대학교가 업무 협력을 맺고 공적개발원조(ODA) 교육을 수행하는 등 국내 지역 ODA 사업의 핵심거점이다. 현재까지 전국 8개 대학교에 설치·운영 중이며 코이카는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총 20억2000만원의 운영비와 사업비를 지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 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24일 코이카에서 제출받은 '최근 2년간 퇴직 직원 재취업 현황'에 따르면 2021~2022년 사이 코이카 퇴직 직원 4명이 지역 국제개발협력센터장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6월 퇴직한 코이카 A부장은 인천 국제개발협력센터에 센터장으로 같은 해 12월 퇴직한 코이카 B부장과 C차장도 각각 대구 센터장과 전북 센터장 자리를 꿰찼다. 올해 4월 퇴직한 D부장은 강원 센터장으로 재취업했다.

또 다른 퇴직자 1명은 코이카가 전체사업예산을 출연한 자회사 '코웍스'에 과장으로 들어갔다.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코이카가 사업 예산을 투입해 자회사를 만들고 퇴직한 코이카 직원들의 자리를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근 2년 간 채용된 4명 이외에 기존 운영되고 있던 충북과 제주 국제개발협력센터도 코이카 직원 출신이 센터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총 8개 전국 국제개발협력 센터 가운데 6곳이 코이카 퇴직 직원을 센터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최근 채용 공모한 전북 국제개발협력센터 채용공고를 살펴보면 센터장은 객원교수로서 교원으로 채용되며 월 528만원의 급여를 받고 4대보험 가입과 근무조건은 국가공무원복무규정에 준한다고 돼 있다.

코이카 일반 직원들은 공직자 윤리법상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및 취업승인 관리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준정부기관(위탁집행형) 직원들이 회사가 직접 관리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대학에 재취업하는 것은 일자리 나눠먹기, 전관예우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경협 의원은 "인도주의적 사업으로 국제개발협력을 진행하는 코이카가 일자리 나눠먹기 협력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지침 개정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영민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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