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 의원 "예산 낭비와 부실 공사가 초래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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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면서 들어간 리모델링 공사예산이 추가 계약 및 계약 변경을 통해 애초 예산보다 3배 더 들어갔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4일 대통령실 청사 리모델링 관련 계약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청사 관련 각종 공사계약에 122억9167만원, 용역계약으로 11억7403만원, 물품 구매계약에 1억2183만원 등 모두 135억8753만원이 들어갔다.
특히 청사 리모델링 공사계약은 추가 계약과 두 번에 걸친 계약 변경 등 쪼개기 계약으로 애초 계약액 41억8214만원보다 3배나 많은 예산(122억9167만원)이 집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달청은 대통령실 청사 공사의 주무부처인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의 요청으로 청사 관련 각종 계약을 '신사무공간 구축사업'이란 명칭으로 진행했다.
애초 공사계약은 건축·기계·소방·전기 각 분야별로 올 4월 15일과 18일에 걸쳐 총 41억8214만원에 계약을 했다. 그런데 한 달도 지나지 않은 5월 4일과 11일에는 같은 업체들과 애초 계약액보다 더 많은 44억4264만원에 2차 추가계약을 했다.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조달청이 2차 공사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와중인 5월 6일에 계약 변경을 통해 애초 계약액보다 14억4353만원 증액된 계약을 했고 6월 14일에도 2차 계약사업들에 22억2334만원의 증액계약을 맺었다.
조달청이 2차 추가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 늘어난 공사 물량이 있다면 반영하면 될텐데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자체 계약 변경을 통해 별도의 증액계약을 맺는 등 이해할 수 없는 계약을 진행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조달청은 대통령 청사 전기공사 계약을 4월 18일에 ㈜유인이엔지와 5억3585만원에 맺었는데 ▷행안부는 5월 6일에 애초 계약액보다 많은 6억5240만원의 추가 계약 변경을 하고 ▷5일 뒤인 5월 11일에 조달청과 다시 9억7924만원의 추가 계약이 ▷5월 14일에 행안부와 3억8501만원의 추가 계약이 이뤄졌다. 조달청과 행안부가 전기공사에 ㈜유인이엔지와 4번의 추가 계약을 진행하면서 애초 계약액보다 3.76배가 많은 25억5255만원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각종 계약은 계약할 업체를 미리 정해 놓고 가격 협상을 하는 전자시담 방식으로 수의계약했다.
대통령실 청사 설계·감리 용역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대표로 있었던 코바나콘덴츠가 주최한 전시회 후원업체로 알려진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맡았다. 공사에 따른 건설폐기물 처리를 위해 ㈜청우이앤디와 5번의 계약변경을 통해 애초 계약액(3068만원)보다 7.2배인 2억2163만원이 증액 집행됐다. 용역과 물품 계약들도 모두 특정업체와 수의계약했다고 한다.
계약업체들을 미리 정한 경위와 쪼개기 계약으로 공사비가 크게 증가한 원인에 대해 조달청 관계자는 "행안부에서 계약업체를 정해줘 수의계약을 진행했을 뿐이고 2번의 계약변경은 수요기관인 행안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알 수가 없다"는 입장이고,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업체는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처 등과 협의 하에 정해졌고 청사 리모델링을 긴급하게 진행하다 보니 예측하지 못한 공사량 증가로 예산이 추가 소요됐다"고 했다.
진선미 의원은 "대통령실 청사 리모델링 예산을 당초에 의도적으로 과소 책정한 것이 아닌지, 철저한 검증없이 긴급 공사를 진행하면서 예산 낭비와 부실 공사가 초래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대통령실 이전에 얼마만큼의 예산의 소요됐는지 또 앞으로 얼마의 예산이 더 들어갈 것인지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들께 양해를 구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ymin@daili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