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빗길사고 손놓은 한국도로공사... 배수성 포장률 1.2%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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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빗길사고 손놓은 한국도로공사... 배수성 포장률 1.2% 불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2.10.07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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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도로공사, 2020년 빗길 교통사고 예방효과 높은 배수성포장 활성화 지침 제정
지난 5년 간 고속도로 빗길사고 치사율 7.6%... 사고다발구간 배수성포장 의무화 시급
이소영 의원 "최소한 고속도로 빗길사고 다발구간 만큼은 배수성포장 의무화돼야"
이소영 의원은 7일 고속도로 빗길 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최소한 고속도로 빗길사고 다발구간 만큼은 배수성포장이 의무화돼야 한다"고 말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이소영 의원은 7일 고속도로 빗길 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최소한 고속도로 빗길사고 다발구간 만큼은 배수성포장이 의무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정부가 빗길 교통사고 예방에 효과적인 배수성포장을 확대하겠다며 지침까지 만들어 배포했지만 정작 한국도로공사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으로 운영 중인 고속도로 2만52㎞ 중 배수성포장 적용 구간은 전체의 1.2%에 불과한 246㎞로 나타났다. 현재 건설 중인 2380㎞ 중에서도 배수성포장은 590㎞로 전체 신설 구간의 24.8% 수준이다.

배수성 포장은 일반 아스팔트 포장과 달리 도로 표면의 물을 포장 내부로 흡수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특히 비 오는 날 도로 표면의 미끄럼 저항성과 운전자의 시인성이 향상돼 교통사고 예방에 장점이 있는 공법이다.

국토부는 배수성 포장도로를 늘리겠다며 2020년 8월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배수성 아스팔트 콘크리트 포장 생산 및 시공지침'을 제정했다.

당시 국토부는 "빗길 미끄럼 사고 다발 구간, 결빙 취약 구간은 물론 소음저감이 필요한 구간에도 배수성 포장을 적용하겠다"며 "이를 통해 장마, 태풍 시에도 운전자에게 안전한 도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소영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운영 중인 고속도로의 빗길사고 다발 구간과 결빙 취약 구간은 앞으로 포장을 새로 하더라도 일반 아스팔트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설 고속도로 역시 결빙 우려 구간에 대한 배수성 포장 계획은 없는 상태다.

도로공사 쪽은 내구성 부족에 따른 조기 파손, 포장 내부 이물질 유입으로 인한 성능저하 우려가 있어 먼저 신설 고속도로 중심으로 배수성 포장 효과를 살핀 뒤 운영 중인 노선에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소영 의원은 "지침 제정 당시 국토부는 공극률 기준을 줄이고(20%→16%) 투수성능은 강화(0.01→0.05㎝/sec)하는 등 품질기준을 개선해 배수성 포장이 적정품질을 확보했다고 했다"고 상기시키며 "(제대로 안 할 것이라면) 왜 활성화 지침을 만든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빗길 교통사고는 해마다 평균 341건, 총 1704건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평균 26명, 부상자도 평균 128명이다. 특히 고속도로 교통사고 치사율은 비 오는 날이 맑은 날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걸로 알려졌다.

이소영 의원은 "최소한 고속도로 빗길사고 다발구간 만큼은 배수성포장이 의무화돼야 한다"며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에 제대로 된 활성화 계획 수립을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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