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HUG 보증보험료... 집주인 신용 낮으면 세입자 돈 더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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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HUG 보증보험료... 집주인 신용 낮으면 세입자 돈 더 내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2.10.12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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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파트 같은 크기에 살아도 주인에 따라 보증료 최대 3배 넘게 차이
'세입자 보호한다는 취지의 보증보험이 오히려 세입자 부담 키운다' 비판
홍기원 의원 "대인신용등급에 따른 보증료 산출은 임대인에게만 적용해야"
HUG "보증료율, 임대사업자 신용등급과 임대주택 부채비율에 따라 달라져"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12월 황당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보험료 문제를 지적하고 "대인신용등급에 따른 보증료 산출은 임대인에게만 적용해야 한다"고 제도개선을 주문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12월 황당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보험료 문제를 지적하고 "대인신용등급에 따른 보증료 산출은 임대인에게만 적용해야 한다"고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같은 조건의 등록 임대주택이라도 세입자가 부담해야 할 임대보증금 보증보험 수수료(보증료)가 집주인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3배 가량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홍기원 의원실이 1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임대보증금 보증보험 보증료 과도부과 사례'를 분석한 결과다. 

세입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의 보증보험이 오히려 세입자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D건물 401호에 사는 세입자가 내는 보증료는 128만6960원으로 같은 건물 501호 세입자(43만3192원)의 3배에 달했다. 두 집은 전세 보증금이 모두 4억2000만원이고 보증기간 2년, 부채비율(주택담보대출 등) 100% 이하로 대부분의 보증가입 조건이 같았다.

다른 건 집주인의 신용등급뿐이었다. 집주인 신용이 9등급(C09)인 401호 세입자에게는 보증료율 '0.306%×2'가 적용된 데 반해 집주인 신용이 2등급(C02)인 501호 세입자는 0.206%를 적용받았다. 집주인 신용에 따라 보증료가 천차만별인 것이다.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은 집주인이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보험사가 이를 대신 돌려주는 상품이다. HUG와 SGI서울보증에서 가입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8월부터 신규등록 임대사업자에 대해, 지난해 8월부터는 기존 임대사업자에 대해 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됐다. 

지난 8월 기준으로 임대사업자 보증보험 가입자 수는 60만 가구다. 보증료는 집주인과 세입자가 각각 75%, 25%씩 나눠 낸다. 

HUG의 아파트 임대보증금 보증보험 보증료는 전·월세 보증금의 0.099∼0.438%(개인사업자 기준)이다. 집주인의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임대주택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올라가는 구조다. 단독주택 보증료는 아파트보다 30% 더 비싸다.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보증료 산출 구조상 집주인과 세입자가 연동돼 있다. 집주인 신용이 나쁘면 세입자가 부담할 보증료도 늘어나는 것이다. 

그런데도 세입자는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집주인의 납부고지서만 보고 보증료를 내고 있다.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시행령 제40조'에 따라 집주인이 먼저 보증료를 전액 낸 뒤 이 가운데 25%를 임대료에 더해 세입자에게 받는 식이기 때문이다.

홍기원 의원은 "대인의 신용등급이 임차인 보증료 부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인 신용등급에 따른 보증료 산출은 임대인에게만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며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쪽은 임대사업자에 등록한 경우 보증보험은 보증료율에 따라 부과된다는 취지의 원칙적인 입장만 밝혔다.

HUG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임대사업자의 신용등급과 임대주택 부채비율에 따라 보증료율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입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의 보증보험이 오히려 세입자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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