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보상 불만으로 숭례문에 불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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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보상 불만으로 숭례문에 불질렀다"
  • 이성훈 기자
  • 승인 2008.02.1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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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방화용의자 채아무개씨 밤샘 조사... 범행 내용 일체 자백받아

▲ 지난 10일 밤 국보 1호 숭례문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채아무개(70)씨가 12일 오전 합동수사본부가 차려진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 데일리중앙 주영은
국보 1호 숭례문에 불을 지른 사람은 10년 전 재개발된 자신의 토지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한 것과 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은 70대 남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숭례문 화재 참사를 수사하고 있는 합동수사본부는 12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브리핑을 갖고 피의자 채아무개(70)씨로부터 범행 내용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채씨는 2006년 4월 창경궁 문정전에 불을 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근거로 채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11일 오후 7시40분께 인천 강화도 화점면에서 붙잡아 밤샘조사를 벌여 왔다.

특히 채씨 집에서 목격자들이 진술한 것과 같은 종류의 사다리와 가방, 옷, 시너 1병 등을 발견된 점에 주목, 범행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채씨는 1997~1998년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자신의 토지가 재개발되는 과정에서 시공사로부터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여겼다. 관계기관에 여러 차례 민원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회적 불만을 품고 숭례문에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채씨의 편지에도 경기도 일산의 땅이 개발됐으나 보상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땅을 팔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기 위해 불을 질렀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채씨로부터 지난해 7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숭례문을 사전 답사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지켜 온 600년 문화 유산 숭례문이 한순간 불로 새까만 잿더미로 변했다.
ⓒ 데일리중앙 주영은
앞서 채씨는 이날 오전 남대문경찰서로 들어서면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국민과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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