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청장 "숭례문 소실, 내탓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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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청장 "숭례문 소실, 내탓 아니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02.1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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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방재청에 책임 떠넘기기... "사직하는 게 맞지만 정비가 먼저"

불타는 숭례문! 민족의 자존심인 국보 1호 숭례문을 불태우고도 행정 관청에서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를 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 데일리중앙 주영은
겨레의 숨결과 혼이 담긴 국보 1호 숭례문을 송두리째 불태우고도 관할 관청이 책임 떠넘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12일 숭례문 화재 참사와 관련해 "우리는 화재 당일 오후 9시30분에 소방방재청에 '파괴해도 좋으니까 진화하라'고 위임했다"고 주장했다. 숭례문을 잿더미로 만든 책임을 소방방재청에 떠넘긴 것이다.

유 청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문화재청 건축문화재 과장으로부터 그렇게 말했다고 보고받았다"면서 "문화재에 대한 관리 책임은 지자체에 위임돼 있지만 지도·감독·지원은 문화재청이 해야 한다"고 문화재청의 책임도 일부 인정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원인 규명은 수사당국에서 할 것이고, 책임은 제가 져야 한다"며 "사직하는 게 맞지만 이 문제에 대한 정비가 먼저"라고 말했다.

유 청장은 그러면서 "문화재청은 (새까맣게 불타버린 숭례문을) 어떻게 복원하느냐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문화재를 온전히 보전하고 관리 감독해야 할 문화재청 수장의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 식의 이러한 책임 떠넘기기와 뻔뻔함에 국민들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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