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트위터 트럼프 계정 당분간 복구하지 않는다"
상태바
일론 머스크 "트위터 트럼프 계정 당분간 복구하지 않는다"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2.11.04 0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의 새로운 수장이 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 계정이 정지된 사람들을 당분간 트위터에 복귀시키지 않을 전망이다. 머스크는 평소 표현의 자유를 강조했지만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혐오를 조장하는 표현이 늘어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지난 2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AP통신·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는 명확한 절차가 있을 때까지 규정 위반으로 쫓겨난 사람들을 복귀시키지 않을 것이며 여기에는 최소한 몇 주가 더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중간선거까지 기존 트위터의 안전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극우 발언 등으로 영구 계정 정지를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적어도 그때까진 트위터에 다시 등장할 수 없다. 머스크는 최근 증오 표현이나 루머가 급증하자 이를 우려한 시민단체의 요청을 수용했다.

트위터는 다양한 관점을 가진 '콘텐츠 중재 협의회'에서 이들의 계정 복귀 등을 판단할 예정이다. 괴롭힘·폭력·선거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거짓 정보 유포 등 트위터 규정을 위반한 사람들이 심의를 받는다.

흑인 인권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CCP)와 자유 언론(free press) 등 미국 시민단체 대표들은 이날 줌 회의에서 머스크와 만나 그를 비판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새가 풀려났다(트위터 사이트 로고가 새 모양임을 언급)"고 올리며 트위터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데릭 존슨 NAACP 회장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혐오나 잘못된 정보가 트위터에 퍼지는 한 그 새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일론 머스크를 만난 트위터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증오와 음모가 급증했다는 사실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한 보고서에 따르면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지 12시간 만에 혐오 발언이 약 500% 증가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가 '콘텐츠 중재 협의회' 구성을 약속했지만 시민단체들은 머스크를 완전히 신뢰하긴 어렵다고 꼬집었다. 머스크가 여러 차례 자신의 경영 방침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회의에 성소수자·성정체성에 대해 갈등하는 사람(LGBTQ) 단체가 참석하지 못했고 머스크가 이들과 만날 계획에 답하지 않아 소수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광고주들도 머스크를 지켜보고 있다. 혐오를 확산하는 사이트에 광고를 낸다면 이미지에 타격이 갈 수 있는 탓이다. 세계 최대 광고회사 IPG 산하 컨설팅 회사 '블랙글래스'가 월마트·펩시·캐딜락 등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대부분 광고주들은 "트위터 정책의 방향성이 더 명확해지기 전까지 트위터에 대한 지출(광고)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