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낙하산 없다더니...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낙하산' 인사
상태바
공공기관 낙하산 없다더니...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낙하산' 인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2.11.11 1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연혜(자유한국당 전 국회의원) 윤석열 캠프 특별위원장, 가스공사 사장에 내정
국회에 제출된 직무수행계획서, '짜깁기'로 가스공사 수장으로 전문성 결여 노출
1차 공모때는 전문성 결여로 면접 탄락... 2차 공모 과정 통해 가스공사 사장 낙점
정일영 의원 "연이은 공기업 낙하산 논란... 경영능력·발전전문성 갖춘 인물 필요"
공공기관 낙하산 없다던 윤석열 정부에서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특별위원장을 지낸 최연혜 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을 내정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최연혜 페이스북)copyright 데일리중앙
공공기관 낙하산 없다던 윤석열 정부에서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특별위원장을 지낸 최연혜 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을 내정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최연혜 페이스북)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없다던 윤석열 정부가 지난 9일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특별위원장을 지낸 최연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국회의원을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내정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내정자가 에너지 분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11일 한국가스공사에서 제출받은 A 사장 내정자 직무수행계획서는 사실상 가스공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개 자료 등을 '짜깁기'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가스공사가 국정감사 당시 국회에 제출한 업무현황에 있었던 재무 현황표를 그대로 '복붙'(복사·붙여넣기)해 한 페이지를 채우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관장 후보자의 직무수행계획서는 후보가 직접 공공기관 문제점을 진단하고 구체적 업무 계획과 운영 방향을 기술하는 서류다. 후보의 경영 철학이 담긴 만큼 공기업 사장 채용 과정의 핵심서류로 꼽힌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 사장) 직무수행계획서에 따르면 최연혜 전 의원이 가스공사 수장 후보자로서 제시하는 깊이 있는 직무 계획은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전 의원은 직무수행계획서에서 가스공사 운영방침으로 △안전 제일 경영 △소통과 화합 △미래 주도 △신뢰받는 공기업의 4가지 가치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는 가스공사가 지난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제시한 ▲안전 우선 ▲소통 협력 ▲미래 주도 ▲열린 사고 등 4대 핵심가치 가운데 3개와 일치한다.

최연혜 내정자가 꼽은 가스공사 핵심과제도 가스공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중장기 경영목표 문건과 비슷했다. 

직무수행계획서에서 최 내정자는 비전 달성을 위해 5대 핵심과제를 선정해 중점 추진하겠다며 △안전 제일 경영 △재무건전성 제고 △핵심 역량 강화 △노사 상생·협력 조직 문화 구축 △지속가능경영 구현 등 5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이 또한 가스공사 중장기 경영목표 문건의 20대 전략 일부를 순서만 바꿔 나열한 수준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직무수행계획서 8쪽 중 1쪽을 가스공사 재무구조 현황표로 채우기도 했다. 해당 표는 가스공사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국회에 제출한 자료다. 

한국가스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사장 내정자의 직무수행계획서 가운데 일부. (자료=정일영 의원실)copyright 데일리중앙
한국가스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사장 내정자의 직무수행계획서 가운데 일부. (자료=정일영 의원실)
ⓒ 데일리중앙

최연혜 내정자는 사장 임기를 마친 '3년 뒤 가스공사의 모습'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 위기 탈출에 앞장설 것"이라며 "회사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유능하고 혁신적인 공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했다.

정일열 의원은 문제는 최연혜 전 의원이 실제 에너지 관련 경험이나 전문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한국가스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사장 1차 공모 당시 전문성 결여를 문제로 최 전 의원을 면접 탈락시켰으나 갑작스러운 산업부의 재공모 요구에 사장 공모절차를 다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종적으로 최연혜 전 의원이 가스공사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것.

최 전 의원은 과거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공공연히 LNG(액화천연가스) 전환을 반대한 LNG 반대론자로 평가되고 있다. 그랬던 그가 우리나라 LNG 도입과 판매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인 한국가스공사의 수장이 된 것이다.

국회 산자중기위 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11일 윤석열 정부의 연이은 에너지 공기업 낙하산 논란을 지적하고 한국가스공사 사장에는 경영능력과 발전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회 산자중기위 민주당 정일영 의원은 11일 윤석열 정부의 연이은 에너지 공기업 낙하산 논란을 지적하고 한국가스공사 사장에는 경영능력과 발전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데일리중앙

정일영 의원은 "세계적 에너지 대란의 상황 속에서 에너지 공기업의 책임 경영과 혁신은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연이은 에너지 공기업 낙하산 인사 논란에 국민들의 걱정이 깊어질 것:이라며 "에너지 공기업 책무의 중요성을 고려해 충분한 경영능력과 발전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재선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