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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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 기행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2.11.13 17:1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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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는 울긋불긋 붉은 단풍으로 불붙어
자연의 경이로움에 걸음마다 '우와~' 탄성
전북 고창 선운사는 온통 븕은 단풍으로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석희열
전북 고창 선운사는 온통 븕은 단풍으로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 데일리중앙 석희열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꼭두새벽부터 서둘렀다.

오늘(13일) 아침 7시30분 서울 사당역에서 고등학교 동창들과 관광버스에 올라탔다.

오랜만에 바라보는 차창 밖 풍경이 새롭게 다가왔다. 가을걷이를 끝낸 들녘은 더없이 평화로웠고 고향처럼 정겨운 풍경은 조용히 내 맘속으로 스며들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시속 100km로 내달렸다. 천안~공주~서천~김제~부안을 거쳐 3시간30분 만에 고창 선운사에 다달았다.

호남의 해금강이라 불리는 선운산은 우리나라 100대 명산의 하나다. 그리고 그속에 천년사찰 선운사가 있다.

첫 산문인 일주문을 지나자 선운사는 온통 붉은 단풍으로 불붙고 있었다. 울긋불긋 늦가을 단풍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대자연이 빚어내는 경이로운 빛깔의 조화에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여기저기서 걸음마다 '우와~' 감탄이 터졌다.

마치 황홀경을 경험하고 있는 듯했다.

그 명승답게 선운사는 도솔천 개울을 따라 봄에는 동백이 떨어지고 여름에는 상사화(꽃무릇)로 피었다가 늦가을에 또 이렇게 모든 잎이 꽃으로 피어나는구나.

깊어가는 가을 산사의 풍경은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답기만 한데···.

"맑은 물 흰 모래/ 갈매기는 비상하는데/ 낙엽 쓸쓸히 떨어지고/ 장강은 한없이 흐르고 또 흐르네"

사명대사는 늦가을 풍경을 이렇게 영탄했다.

"흰구름 푸른 내는 골골이 감겼는데/ 추상에 물든 단풍 봄꽃보다 더 좋아라."

가을의 정취에 취했던 가인 김천택은 또 단풍을 봄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다. 

이날 천년시찰 산운사에는 늦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석희열
이날 천년시찰 산운사에는 늦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 데일리중앙 석희열

이날 천년고찰 선운사에는 늦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선운사, 어디를 둘러봐도 사연 아닌 곳이 없더라.

대웅전은 지붕 보수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도솔암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내원궁은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지장보살을 모시는 곳이라 전해진다. 

나도 그곳에서 한 가지 소원을 빌고 또 빌고 싶었지만 출발 시간에 쫓겨 내원궁에는 들러지 못했다.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우리는 오후 4시, 선운사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달리는 버스 차창 밖으로 저멀리 흰구름이 어디론가 뭉게뭉게 흘러가고 있었다.

북반구에서 한국의 가을 하늘이 가장 아름답다고 했다. 

가을이 절정으로 치닫는 11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따뜻하고 건강하게 이 가을을 만끽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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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2022-11-13 19:24:16
선운사의 단풍이 원래 유명하지. 역시 이름값을 하는구만.

이백한 2022-11-14 09:32:36
선운사는 동백이라더니
단풍도 참 곱다.
선운사 가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