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도 교육경비 예산 대폭 삭감... 교육자치 포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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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년도 교육경비 예산 대폭 삭감... 교육자치 포기하나?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2.11.25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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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교육경비 예산 올해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여 편성해 '논란'
긴급상황 대비 특별교육경비는 1% 수준 불과... 올해 대비 94.7% 감액
사실상 학교시설 개선 등 교육환경 개선 예산은 전부 삭감했다는 지적
"오세훈 시장 주력사업 우선하다보니 학교현장 투입되는 예산 줄인 것"
송재혁 시의원 "교육자치 책무 스스로 포기...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것"
서울시의회 민주당 송재혁 의원(오른쪽)은 25일 서울시가 내년도 교육경비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을 두고 교육자치 포기한 것이라 비판하고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서울시의회)copyright 데일리중앙
서울시의회 민주당 송재혁 의원(오른쪽)은 25일 서울시가 내년도 교육경비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을 두고 교육자치 포기한 것이라 비판하고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서울시의회)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서울시가 학교교육 환경개선에 투입되는 내년도 교육경비 예산을 대폭 줄여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 서울시의회 민주당 송재혁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3년도 교육경비 예산으로 275억7900만원을 편성했다. 이는 올해 예산액인 519억8400만원 대비 46.9% 감액한 수준으로 절반 가까이 예산을 깎은 것이다.

교육경비는 각급 학교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서울시가 서울시교육청에 지원하는 예산으로 '서울시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조례'에 따라 보통세 기준편성액의 1000분의 6 이내로 편성하고 있다. 

보통세 편성액 기준 내년도 교육경비 편성 비율은 0.15%로 최근 5년 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2018년도 편성액인 282억68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근래 교육경비 가운데 가장 적은 규모로 편성됐다.

이처럼 서울시가 교육경비 예산을 대폭 줄인 것을 두고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교육경비 예산에는 학교 시설 보수나 신규 투자 등에 관련된 사업이 모두 제외됐고 긴급한 상황에 대비한 특별교육경비도 매우 적게 편성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올해 편성했던 체육관 건립, 폐쇄회로TV(CCTV) 교체 지원, 미래형 교실 구축, 학교 급식 노후조리기구 현대화 사업 등 14개 학교시설 개선 지원사업 예산은 모두 편성하지 않았다고 한다. 입학준비금, 서울상도유치원 지원, 대안교육기관 지원 등 6개 사업 예산만 편성했다. 

이러다 보니 시의회 야당과 현장에서는 사실상 학교시설 개선 등 교육환경 개선에 필요한 예산은 전부 삭감했다는 지적이다.

특별교육경비는 전체 교육경비의 1% 수준인 불과 2억7500만원을 편성했다. 이는 올해 특별교육경비 편성액인 51억9800만원에서 94.7%를 감액한 수준이다.

교육경비는 일반교육경비와 예상치 못한 긴급하고 특별한 교육경비 수요가 있는 경우를 대비한 특별교육경비로 구분된다. 특별교육경비는 사업의 기본 취지를 해치지 않는 10% 안에서 편성을 해 왔다는 점을 고려해도 1% 수준에 불과한 내년도 특별교육경비는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다. 특별교육경비를 지나치게 적게 편성할 경우 비상 시 학교 안전, 긴급 복구 등에 대응하기 어렵다.

송재혁 의원은 서울시가 교육경비 예산을 대폭 축소한 것을 두고 "사실상 학교에 대한 지원을 포기하고 서울시민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이번에 서울시가 제출한 교육경비 예산은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했다. 6개 사업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입학준비금 사업은 자치구·교육청과의 매칭사업이고 상도유치원 지원은 계속사업이다. 

신규로 편성했다는 대안교육기관 지원도 별도로 지원되다가 이번에 교육경비에 포함시킨 예산일 뿐이라는 것.

송 의원은 "이번에 제출한 예산안은 사실상 학교 지원은 거의 포기한 것이고 교육경비 지원 취지에도 맞지 않는 편성"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는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교육경비 예산을 줄였지만 오세훈 시장이 주력하고 있는 불필요한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을 우선하다보니 학교 현장에 투입되는 예산까지 줄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자라나는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서울시민의 관심과 수요를 무시하는 매우 잘못된 처사"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서울시가 자치단체에 부여된 교육에 대한 책무와 교육자치를 스스로 포기하고 저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며 "이를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끝으로 "(서울시의) 이번 예산 편성은 교육자치 시대에 역행하는 조치일 뿐만 아니라 서울시 스스로 교육자치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이번 예산안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민 기자 kymin@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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