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법인세 감세 둘러싸고 연일 충돌... 예산안 처리에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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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법인세 감세 둘러싸고 연일 충돌... 예산안 처리에 '빨간불'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2.12.13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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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법인세 낮추면 서민들이 혜택"... 민주당 "초슈퍼 대기업만 혜택"
박홍근 "'국민감세'가 중산층·서민을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안"
민주당, 정부여당이 '특권예산' '윤심예산'만 고집한다면 수정안 제출 방침
주호영 "말로 '서민감세'라고 하지만 '눈 감고 아웅하는 것'이고 포퓰리즘"
"부자감세라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법인세 감세는 어떻게 설명하겠나"
여야가 법인세 감세 등을 둘러싸고 연일 충돌하면서 오는 15일 새해 예산안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왼쪽부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copyright 데일리중앙
여야가 법인세 감세 등을 둘러싸고 연일 충돌하면서 오는 15일 새해 예산안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왼쪽부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여야가 법인세를 낮추는 예산부수법안을 놓고 연일 충돌하고 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새해 예산안 처리에도 빨간 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현행 25%인 법인세를 22%로 낮추는 정부의 법인세 감세안에 대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부안 대로 세율을 낮추면 103개 초대기업만 혜택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법인세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낮추면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생기고 또 법인세율 감세 혜택은 서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간다며 민주당과 정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야의 이러한 상반된 입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두 당의 공식회의에서 재확인됐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제안대로 5만4404개 중소·중견기업 법인에 혜택이 돌아가는 법인세를 낮추면 윤 대통령의 법인세 감면 공약도 지킬 수 있다"며 "그런데 정부여당은 과세표준 3000억원을 초과하는 103개 초슈퍼 극소수 대기업 법인세만 깎아주자고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최상위 구간까지 깎아주자는 것이고 민주당은 가장 아래 구간인 중소기업, 중견기업에게 폭넓게 혜택을 주자는 것"이라며 "누가 협상에 어깃장을 놓고 있는 것이냐"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감세'가 정부여당의 '초부자 감세' 대신 중산층과 서민들을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국민감세 3법'의 핵심에 대해 설명했다.

첫째, 법인세법상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슈퍼대기업 최고세율은 현행을 유지하되 5억원 이하 중소·중견기업은 세율을 대폭 낮추는 것이라 했다.

다음으로 ▷소득세법은 최저과세표준을 더 높게 조정해서 직장인의 유리지갑을 조금이라도 더 지키고 ▷조세특례법은 어려운 살림살이에 서민들 월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월세액 세액공제율을 더 상향하고자 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중국 남송의 학자 육구연의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 즉 가난한 것이 걱정이 아니라 고르지 못한 것이 걱정이라고 한 말을 소개하며 "예나 지금이나 민심은 불공정에 민감하다. 지금이라도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극소수 초부자들에만 편중된 '감세 특혜'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여전히 '특권예산' '윤심예산'만 고집한다면 '국민감세'를 담은 수정안을 제출할 수밖에 없다고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서민감세' '국민감세'로 국민을 현혹시키며 내년도 예산을 볼모로 정권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치 흥부전에 나오는 '놀부' 심보라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신들 정권 때 세금폭탄으로 세금 잔뜩 올려놓고 이제 그걸 조금 깎아주는 것을 서민감세, 국민감세다, 마치 흥부전에 제비 다리 부러뜨려놓고 고쳐주면서 선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나"라고 비꼬아 말했다.
 
또 "말로 '서민감세'라고 하지만 눈 감고 아웅하는 것이고 포퓰리즘에 다를 바 아니다"라고 민주당의 '국민감세'를 비판했다.

최대 쟁점인 법인세 인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슈퍼 대기업 감세는 전략상 양보할 수 없고 당의 정체성 이념과 관련된 문제다' 이렇게 규정하고 나니까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다"며 "이것이 당의 정체성과 관련되는 문제라면 민주당 대표실에 사진을 걸어놓은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법인세를 1%, 2% 낮췄던 것을 어떻게 설명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우리나라 법인세율이 OECD 평균보다 무려 3.8% 높고 우리나라와 인접하고 있는 대만, 싱가포르보다도 다 5% 이상 높은 그런 상황이라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법인세가 낮아지면 그 이익은 그 법인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대다수 주주들, 개미들, 종업원들에게 돌아가는 것이지 재벌 한두 사람에게 돌아가는 비율은 극히 미미하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제발 고집과 옳지 않은 당 정체성에 법인세율을 연계하지 말고 최고의 조세 전문가이자 자당 출신 국회의장인 김진표 의장의 중재안인 법인세를 3% 낮추고 2년 뒤부터 시행하도록 하는 안을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야가 이렇게 예산부수법안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오는 15일 새해 예산안 처리가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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