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공식 석상서 종전 언급, 내부 반발 빗발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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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공식 석상서 종전 언급, 내부 반발 빗발쳐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2.12.26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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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을 두고 공식 석상에서 '전쟁'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특수군사작전'을 수행하는 중일 뿐이라고 강조해왔다. 또한 이를 전쟁이라고 부르는 것은 러시아를 폄훼하는 일이자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라고 간주해 벌금형이나 구속형에 처하도록 만드는 법안에 서명하기도 했다.

형법 개정안이 채택된 이후 지난 10월까지 러시아에서는 허위정보 유포 등의 혐의로 5천 건 이상의 기소가 이뤄졌고, 최장 1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100여 건에 달한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목표는 군사 충돌의 바퀴를 굴리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고 밝히며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전쟁으로 묘사했다.

푸틴은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내에 특별 군사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히며 개전을 알린 이후 줄곧 우크라이나전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지칭해왔는데 이날 처음으로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날 처음으로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 반정부 인사들 사이에서 '내로남불'이라는 식의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푸틴의 정적으로 알려진 알렉세이 나발니의 측근 게오르기 알부로프는 트위터를 통해 "알렉세이 고리노프는 의원 회의에서 전쟁을 전쟁이라 불렀다는 이유로 7년형을 선고받았다"고 지적했다.

알렉세이 나발니는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비리 의혹을 폭로해 정부로부터 정치적 탄압을 받은 인물로 2020년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독일에서 치료를 받다가 작년 1월 귀국과 동시에 투옥됐다.

알부로프는 "푸틴 역시 공개 석상에서 전쟁을 전쟁이라고 불렀다"며 "고리노프를 석방하던지 푸틴도 7년간 감옥에 보내던지 해야한다"고 했다.

반전론자로 현재 망명 중인 니키타 유페레프 의원도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고소장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유페레프 의원은 트위터에 "이미 수천 명이 전쟁을 언급해 기소됐으므로, 러시아군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푸틴을 기소했다"고 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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