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빈 의원, 같은 날 조례안 상정·표결 금하는 '서울시의회 회의규칙 개정안' 발의
"조례안이 상임위에 상정된 뒤 충분히 숙고하고 검토할 수 있도록 근거 마련했다"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서울시의회에서 발의된 조례안 대부분이 졸속으로 의결됐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제11대 서울시의회 임기 시작 이래 현재(2022.7.1~2022.12.30)까지 6개월 간 모두 223건의 조례안이 발의됐다. 가운데 90%가 상임위에 상정된 날 의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발의된 조례안 가운데 176건이 각 소관 상임위원회에 상정됐고 그 중 158건(89.77%)이 상정된 당일 상임위에서 의결된 것으로 드러났다.
10건 가운데 9건의 조례안이 충분한 심의 시간 없이 당일치기로 상임위를 통과한 셈이다.
이에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 민주당 박수빈 의원은 같은 날 조례안을 상정·표결하는 일을 금하는 '서울시의회 회의 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을 2일 대표발의했다.
상임위에 조례안이 최초로 상정돼 질의·답변·토론 등이 있은 날(최초 심의일)에는 해당 조례안을 표결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개정안의 핵심 내용이다.
상당수 조례안이 상임위에서 졸속으로 의결되고 있어 이러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안건 상정 뒤 최소한의 숙려기간을 갖자는 취지다.
개정안은 다만 긴급한 사정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최초 심의일에 조례안을 표결할 수 있도록 단서를 달았다.
변호사 출신인 박수빈 의원은 "조례안이 상임위에 상정된 이후 충분한 숙고 기간 없이 처리되는 경우가 빈번함에 따라 조례안을 충분히 숙고하고 검토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고 개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어 "서울시의회의 신중한 조례 제·개정 과정을 통해 의정활동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