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제1야당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서 '성남시민프로축구단(성남FC) 광고비 관련 대국민 입장'을 발표한 뒤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과 검찰을 향해 '야당 탄압' '정치검찰' '정적 제거' '표적수사'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자신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는 검찰의 칼날에 대해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 표적 수사,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당당히 맞서 싸워 이기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불의한 정권의 역주행을 이겨내고 역사는 전진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증명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되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날 이 대표의 검찰 출석에는 박홍근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장경태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동행했고 수많은 지지자들이 집결해 검찰에 맞서 단일대오를 짰다.

특히 현장에는 '내가 이재명이다' '조작 검찰' '정치 검찰' '야당 탄압' '표적 수사' 등의 이재명 방탄 구호가 가득했다. 

이재명 대표는 "오직 이재명 제거에만 혈안이 돼서 프로축구가 고사를 해도, 지방자치가 망가져도, 적극 행정이 무너져도 상관없다는 그들의 태도에 분노한다"며 "소환 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오늘의 검찰 소환이 유례없는 탄압인 이유는 헌정사상 최초의 야당 책임자 소환이어서가 아니라 이미 수년간 수사를 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서 없는 사건을 만드는,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성남시 소유이고 성남시 세금으로 운영되는 성남FC를 어떻게 미르재단처럼 사유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미르재단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발단이자 의혹의 핵심이 된 재단을 말한다.

이 대표는 "성남FC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서 성남시, 성남시민들에게 이익이 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다"라며 "이걸 모를 리가 없는 검찰의 왜곡과 조작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법한 광고 계약을 하고 광고를 해주고 받은 대가인 광고비를 검찰이 굳이 무상의 후원금이라고 우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끝으로 "검찰 공화국의 이 횡포를 이겨내고 얼어붙은 정치의 겨울을 뚫어내겠디. 당당하게 정치 검찰에 맞서서 이기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등으로부터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받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8년 당시 바른미래당으로부터 이 의혹으로 고발당했고.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이날 검찰 소환 조사에 응한 것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