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국 정찰용 풍선 격추에 중국 "국제 관례 엄중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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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 정찰용 풍선 격추에 중국 "국제 관례 엄중 위반"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3.02.06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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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자국 영토에 진입한 중국의 '정찰 풍선'을 격추했다고 밝히자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는 5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미국이 무력을 사용해 민간 무인 비행선을 공격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검증을 거쳐 이 비행선이 민간용이고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진입했으며 완전히 의외의 상황임을 이미 여러 차례 미국에 알렸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냉정하고 전문적이며 자제하는 방식으로 적절히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 풍선이 지상 인원에게 군사적·신변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 과잉 반응을 보인 것은 국제관례를 엄중히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은 관련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보호할 것"이라며 필요 시 추가 대응 방침을 예고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4일(현지시간) 오후 동부 캐롤라이나 해안에서 전투기를 동원해 대서양 상공에서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했으며 잔해를 수거하는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오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 북부사령부 소속 전투기가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영공에서 중국이 보내고 소유한 고고도 정찰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이 미 본토의 전략 시설을 감시하는 데 사용한 풍선은 우리 영해에서 격추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일 풍선의 이동 항적 아래에 있는 미국 국민을 지나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선에서 임무를 달성하라고 주문했고, 이런 상황이 가능해지는 대로 풍선을 격추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군 당국이 면밀히 분석한 결과, 풍선의 크기와 고도, 풍선에 탑재된 정찰 장비 때문에 영해가 아닌 영토 상공에 있는 동안 풍선을 격추하면 넓은 지역에 피해를 줄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브리핑에서 약 6만∼6만5천ft(약 18∼20km) 고도에 있던 풍선을 버지니아주 랭글리 기지에서 출격한 F-22 스텔스 전투기가 이날 오후 2시39분 AIM-9 공대공미사일 한 발로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풍선은 약 6만ft(약 1만8천m) 상공에 있었으며 현장에서는 작은 폭발 이후 풍선이 추락하는 게 목격됐다고 AP는 전했다.

CNN방송도 미군 전투기가 지나가면서 폭발과 함께 풍선이 오그라들며 떨어지는 영상을 방영했다.

주변 상공에는 다수 미군 전투기가 비행했고, 해상에는 함정들이 잔해를 수거하기 위해 대기했다.

미국 정부는 풍선의 잔해를 모아 목적과 정보 수집 장비 탑재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격추 작전에 앞서 안전 확보 차원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머틀비치와 찰스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윌밍턴 등 동해안 공항 3곳에서 항공기 이착륙을 중단시켰다. 풍선은 버스 3대 정도의 크기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정부는 풍선이 정찰용이라는 미국의 발표에 대해 기상관측에 주로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 통제력을 상실해 미국 영공에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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