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 결과 깊이 살피겠다" - "방탄의 철갑옷은 이미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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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 결과 깊이 살피겠다" - "방탄의 철갑옷은 이미 뚫렸다"
  • 석희열 기자·송정은 기자
  • 승인 2023.02.2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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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 후폭풍... 여야, 다시 공방전
박홍근 "정치검찰의 부당하고 과도한 표적 수사에 대한 당연한 결과"
다수 이탈표 관련해 "표결 결과의 의미를 당 지도부와 깊이 살피겠다"
국민의힘 "표결 결과, 이재명에 대한 국민적 공분 고스란히 반영된 것"
정치적 사망선고... "억지 방탄막이 벗겨지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문제"
국회는 지난 27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검찰이 제출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찬성 139표, 반대 138표로 부결시켰다. 찬성표가 1표 더 많았지만 가결을 위한 출석 의원 297명의 과반(249표)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국회는 지난 27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검찰이 제출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찬성 139표, 반대 138표로 부결시켰다. 찬성표가 1표 더 많았지만 가결을 위한 출석 의원 297명의 과반(249표)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송정은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 결과를 놓고 여야가 28일 저마다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으며 다시 부딪히고 있다.

국회는 지난 27일 본회의를 열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재적의원 297명 중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시켰다. 찬성표가 더 많이 나왔지만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했는데 이에 이르지 못해 부결된 것.

찬성 139표, 반대 138표가 말해주듯 이번 표결 결과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는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 의석 분포상 민주당 169석, 국민의힘 115석, 정의당 6석, 기본소득당 1석, 시대전환 1석, 무소속 6명이다. 민주당 169석에 민주당 성향의 기본소득당, 무소속 5명 등 체포동의안 반대표가 최대 175석까지 가능한 구조였다.

그래서 민주당은 '압도적인 반대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겠다'고 자신했지만 결과는 예상과는 달랐다. 반대표가 찬성표보다 오히려 적은 138표에 그쳐 적어도 30표 이상의 이탈표가 민주당 진영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를 인정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표결 결과에 대해 "정치검찰의 부당하고 과도한 표적 수사에 대한 헌법의 정신과 규정을 지킨 당연한 결과였다"면서도 "다만 표결의 결과가 우리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모은 총의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탈표가 많이 나온 데 대해 적이 놀랐다는 얘기다.

박 원내대표는 "표결 결과가 주는 의미를 당 지도부와 함께 깊이 살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제의 일로 당이 더 혼란이나 분열로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당의 단일한 대오를 위해 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호 원내선임부대표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부대표는 이 대표 구속영장 체포동의서를 거론하며 "허술하기 짝이 없는 낙인찍기다. 보여주기식 정치 영장 쇼에 불과했다. 대장동 범인들이 자신의 형량을 낮추기 위해 검찰과 짜고 번복한 거짓말이, 없는 물증을 대신한다. 소설 같은 예단만 있을 뿐 중언부언 엉성하기 그지없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에게 적용된 '3자 뇌물죄' 관련 성남FC 광고 협찬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김 부대표는 "검찰이 내 편이면 합법적인 모금, 내 편이 아니면 뇌물이라는편파적인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명백한 보복 수사, 비열한 정치탄압이며 유검무죄 무검유죄"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표결 결과에 대해 "민주당 내부의 분열을 넘어 이재명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방탄의 철갑옷은 이미 뚫렸다며 이 대표에게 검찰의 문으로 갈 것을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의원에 대한 어제 체포동의안 표결은 최소 31명, 최대 38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하거나 또는 기권한 걸로 보여진다"며 "민주당에서도 38명이나 되는 분이 '정치탄압'이라는 이재명 의원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특히 '현애살수'라는 불가의 말을 소개하며 "절벽에 매달렸을 때는 보고 손을 놓고 과감하게 뛰어내려야지 떨어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다 보면 훨씬 더 크게 다친다. 이재명 의원이 명심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찬성 139표' 대 '반대 138표'를 상기시키며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언행에 국회의 무서운 심판이 내려진 것이라고 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이재명 대표의 혐의는 조폭, 토착 세력들과 손잡고 공익을 훼손한 전형적인 부정부패로 민주당 의원들이 판결한 것이다. 야당탄압, 정적제거, 검찰독재라고 이 대표가 공격한 정치프레임을 민주당 의원들이 부정한 것"이라고 전날 표결 결과를 분석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를 향해 "방탄의 철갑옷은 이미 뚫렸다"며 "진실의 문 앞에서 국민께 사죄하고 응당한 책임을 지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정치적 사망선고가 내려졌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사망선고'를 언급하며 "거짓이 참을 이길 수 없고 진실은 덮어둘 수 없다. 억지 방탄막이 벗겨지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점식 국회 법사위 여당 간사는 전날 국회 표결 결과를 언급하며 "이재명 대표가 정당 뒤에서 숨어 지낼 수 있는 어떠한 명분도 이제는 없다"며 "심지어 어제 결과는 그동안 거짓에도 속아주던 당내 의원들이나 지지층조차도 이 대표를 범죄피의자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 이후 후폭풍이 불면서 정치권이 다시 격랑으로 빠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석희열 기자·송정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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