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정명석, 재판 증인 수십명 신청 후 "오지말라"
상태바
JMS 정명석, 재판 증인 수십명 신청 후 "오지말라"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3.03.22 0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신도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 씨의 재판이 21일 파행했다. 정 씨 측이 변호인을 무더기로 신청했지만, 정작 한 명도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씨 측이 고의적으로 재판을 지연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나상훈)는 이날 준강간,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 씨에 대한 5차 공판을 열었다.

당초 이날은 정 씨 측 변호인이 신청한 5명의 증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할 예정이었다. 정 씨 측 변호인은 지난 7일 4차 공판에서 22명이나 되는 증인을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고 진술 조서를 제출한 점을 감안해 5명으로 조정했다.

그러나 증인은 아무도 출석하지 않았다.

변호인 측은 증인이 불출석했다는 사실을 재판 시작부터 말한 것도 아니었다.

검찰과 변호인은 재판이 시작한 뒤 10여분 가량 증인신문에 관한 공방을 벌였다. 정 씨 측은 증인을 더 늘려달라고 주장했고, 검찰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재판부 역시 "계속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증거가치가 높다고 할 수 없다. 오늘 신청한 증인 가운데 꼭 필요한 증인부터 우선 신문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검찰이 '준비된 심문 사항이라도 진행할 수 있도록 출석 여부부터 확인해달라'고 하자 변호인들은 그제야 증인들이 출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씨 변호인은 "증인신문이 이렇게 진행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에서, 굳이 증인들이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법정에 출석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청석에서는 어이가 없다는 듯 탄식이 흘러나왔다.

검찰은 "피해자들이 외국에 있는 만큼 입국 전 다른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재판부가 여러 차례 설명했는데도, 변호인은 동일한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내달 3일 피해자인 홍콩 국적 여신도 A(29)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 씨 변호인단은 당초 14명이었으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공개 이후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법무법인 광장 소속 변호인 6명과 윈의 이종오 변호사, 강재규 변호사 등이 잇따라 사임해 6명으로 줄었다.

정 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17차례에 걸쳐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A씨를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2018년 7월부터 그해 말까지 5차례에 걸쳐 금산 수련원에서 호주 국적 B(31) 씨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정 씨는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며 신도들을 세뇌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정 씨 측은 피해자들은 성적으로 세뇌되거나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으며, 자신은 '신이 아니고 사람'임을 분명히 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정 씨는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와 홍콩 아파트, 경기 안산의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혐의(강간치상 등)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