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후 플라스틱 폐기물 49.5% 이상 증가… 플라스틱 오염 문제 가속화
우리 국민 연간 56억개 생수 페트병 소비... 지구를 14바퀴 돌 수 있는 천문학적 양
플라스틱컵은 53억개 소비... 컵 높이를 11cm라면 지구에서 달 사이 거리의 1.5배
주요 일회용 플라스틱만 따져도 국민 1인당 연간 1300여 개 넘게 버려
2030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 연간 647만5000톤 발생, 2010년 대비 3.6배 증가
플라스틱 물질 재활용률 27% 불과…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정해 강력대책 마련해야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전후 플라스틱 폐기물이 49.5% 넘게 증가하고 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린피스는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플라스틱 대한민국 2.0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린피스와 충남대 환경공학과 장용철 교수 연구팀이 참여한 이 보고서는 2019년 발표했던 '플라스틱 대한민국, 일회용의 유혹'의 후속으로 펴냈다.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 추이와 대표적인 일회용 플라스틱의 소비 발자국 그리고 향후 발생량 예측과 국제 사회의 동향 분석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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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에만 모두 1193만2000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했다. 이는 2017년에 비해 무려 49.5%(395만1000톤)이 증가한 양이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생활(가정) 폐기물 중 플라스틱 쓰레기를 의미하는 폐합성수지류는 지속적으로 늘었다.
특히 분리 배출되는 플라스틱 중 배달음식 포장재를 포함하는 '기타 폐합성수지류' 항목은 2019년 하루 715.5톤에서 2021년 하루 1292.2톤으로 무려 80.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의 1인당 연간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량은 모든 항목에서 2017년보다 늘어났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65개에서 102개로 56.9%, 생수 페트병은 96개에서 109개로 13.5%, 일회용 비닐봉투는 460개에서 533개로 15.9% 각각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배달문화의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배달 용기 부문의 1인당 연간 소비량도 조사 항목에 포함됐다. 그 결과 2020년에 1인당 연간 568개의 일회용 플라스틱 배달 용기를 소비하고 있었다. 여기에 일회용 컵, 생수 페트병, 일회용 비닐봉투까지 더하면 연간 1312개로 무게로 환산하면 약 19kg에 이른다.
국내 인구 5184만명을 기준으로 할 때 국민이 한 해에 소비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양은 천문학적 수준이다. 생수 페트병의 경우 56억개로 병당 지름 10cm로 가정해 늘어 세우면 지구를 14바퀴 돌 수 있는 양이다. 플라스틱 컵은 53억 개로 컵 하나의 높이를 11cm로 가정하면 지구에서 달 사이 거리의 1.5배에 이른다. 비닐봉투는 276억개로 이들을 20L 종량제 봉투라고 가정하면 서울시를 13번 이상 덮을 수 있는 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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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서는 종량제 봉투 배출 폐기물을 포함하는 생활계 폐기물의 2030년 발생량 전망 수치도 공개했다. 2010~2021년 발생량과 같은 추세로 증가가 지속될 경우 2030년 생활계 폐기물 중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한 해 약 647만5000톤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10년에 비해 3.6배 증가한 수치다.
보고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재활용 실태도 분석했다. 2021년 전체 국내 전체 플라스틱의 물질 재활용률은 약 27%였으며 그중 일회용 플라스틱이 큰 부분을 차지하리라 추정되는 생활계 폐기물의 물질 재활용률은 약 16.4%에 불과했다. 2021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이 2017년보다 49.5%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치다. 또한 생활계 플라스틱 폐기물 70% 이상은 단순 소각되거나 에너지 회수 고형연료 형태로 처리되면서 온실가스를 대기 환경으로 대량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용철 충남대 교수는 "한국은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다른 나라들과 달리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법적 정의가 따로 없고 '일회용품' 안에서 포괄적으로 규제하고 있어서 일회용 플라스틱의 구체적인 감축 전략과 규제를 시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한국은 일회용 플라스틱 구체적인 감축 전략 수립과 이행 방안, 목표 설정, 대체 제품 개발, 관련 통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면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해결하려면 앞으로 정부 차원의 보다 강화된 생산 및 사용 금지, 소비 억제 등 법적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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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이번 보고서는 한국이 플라스틱 오염에 대해 얼마나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며 "정부와 기업 차원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의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김 캠페이너는 "유엔이 추진하고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한국이 플라스틱 오염에서 벗어날 중요한 기회"라며 "한국 정부를 포함한 글로벌 리더들은 플라스틱 생산 및 사용량을 감축하고 재사용과 리필 기반 시스템 구축을 해결방안으로 하는 협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아울러 앞으로 정부간 협상 위원회(INC) 회의에서 제기될 산업계의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엔은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한 첫 국제 협약을 2024년 말까지 만들기로 합의했다.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 대한 법적 구속력을 갖는 규제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환경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국제 협약이 될 걸로 평가받고 있다.
송정은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