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 교수 '부당 해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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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 교수 '부당 해고' 논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7.05.28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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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길거리 사은회'... 학교 쪽 "계약기간 끝났다"

선생님 힘내세요!
지난 3월 2일 학교로부터 해임되자 이에 항의하여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경기도 이천 ㅊ대학 만화창작과 안태성 교수에게 15일 오후 제자들이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있다.
ⓒ 데일리중앙 석희열
15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해월리 ㅊ대학. 스승의 날인 이날 이 학교 정문 앞에서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오후 4시 40분. 만화창작과 졸업생과 재학생, 휴학생들이 강단에서 쫓겨난 스승을 위해 길거리 사은회를 열었다.

안태성(48·만화창작과) 교수. 지난 3월 2일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학교에서 해임 통보를 받았다. 임용 당시의 기간제(전임) 교원 복귀를 주장하며 학교 쪽이 제시한 2년짜리 계약을 거부한데 따른 것이다.

안 교수는 해임 처분에 불복하여 이때부터 매주 화요일 학교 정문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 교육부에 해직처분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청심사를 청구해 놓고 있다.

외로운 싸움을 하는 스승에게 힘을 보태려는 제자들이 이날 작은 사은회를 마련한 것. 이들은 학교 관계자와 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학생 등 5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스승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았다. 그리고 '스승의 날'노래를 불렀다. 떡과 음료수도 선물했다.

학생들은 곧장 기자회견을 열어 안태성 교수에 대한 해임은 부당하다며 원직복직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전국교수노조, 전국전문대교수협의회, 교권수호교수모임,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등이 함께했다.

학생대표 안윤정(03학번)씨는 "진정한 스승이었던 안태성 교수님을 학교가 부당한 계약을 강요해 거리로 내몰았다"며 "학교당국은 공개사과하고 교수님을 만화창작과 전임교수로 복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교의 부당함에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 및 교수사회에 동참을 호소했다.

"학교가 진정한 스승을 내몰았다"

▲ 이날 오후 안태성 교수의 원직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가한 한 학생이 교수와 학생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데일리중앙 석희열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안 교수가 1999년 9월 1일 애니메이션과 전임강사로 이 학교에 들어온 뒤 7년 6개월 근무하는 동안 굴곡이 많았다. 정년이 보장되는 전임강사로 임용돼 학과장까지 지냈지만 2004년 9월 1일 계약제(2년) 교원으로 신분이 떨어졌다.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이 된 것.

다시 6개월 만에 강의전담교원(계약 기간 2005. 3. 1 ~ 2007. 2. 28)이라는 낯선 신분으로 바뀌면서 비정규직에서 시간제로 교원 신분이 한 단계 더 낮춰졌다. 그러다 계약기간 만료를 앞둔 지난 2월 재계약 협상에서 학교 쪽이 제시한 2년 강의전담교원 조건을 거부하자 3월 2일 해임됐다. 안 교수는 2004년 9월 1일 이전의 전임 교원 신분인 조교수로의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안 교수는 "2002년부터 당시 부학장 등이 '귀머거리' '귀먹쟁이' 등의 말과 함께 '학교 그만두고 작가생활이나 하라'고 모욕했고, 2004년 9월과 2005년 3월 계약 당시에는 계약서에 도장 찍지 않으면 교수직을 유지할 수 없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박에 의한 계약은 무효라고 덧붙였다.

아내 이재순씨는 "전(前) 부학장의 '귀머거리 병신' 막말에 이어 학장이라는 사람은 '안 교수가 언제 이력서에 장애인이라고 쓰고 들어왔느냐'고 하더라"며 "이력서에 장애인이라고 쓰라는 법이 어느 나라에 있느냐. 이는 장애인에 대한 멸시고 모욕"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남편의 수모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저린다"고 안타까워했다.

학교 쪽 "더 이상 대화로 문제 풀 방안 없다"

그러나 학교 쪽 입장은 강경하다. 학교가 부당하게 안 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키거나 계약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재계약을 거부해 교원 신분을 잃은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학교 송용우 기획실 팀장은 "안 교수의 신분이 2004년 9월 계약제로 바뀐 것은 해마다 실시한 업적평가에서 3년 연속 극히 낮은 점수를 얻었기 때문"이라며 "두 차례(2004.9.1 및 2005.3.1) 모두 당사자와 합의하여 계약을 변경했고 안 교수가 직접 서명한 계약서가 증빙"이라고 말했다. 기간제 교원을 계약제로 변경할 수 있는 근거로는 법인 정관 제39조2항을 들었다.

송 팀장은 안 교수의 해임과 관련해서도 "학교에서 1년짜리 강의전담교원 계약을 요구하자 안 교수는 계약기간을 2년으로 하든지 2004년 9월 이전 기간제 교원 신분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안 교수의 두 가지 안 가운데 학교가 고심 끝에 2년 계약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했으나 안 교수는 기간제 복귀만을 고집하며 재계약을 거부해 계약기간 만료로 해직된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쪽 김주현 변호사는 "진행되고 있는 교육부 소청심사에서 100% 가까이 이길 자신이 있다"며 "만에 하나 불리한 결정이 나오면 즉각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또 "기간제 교원으로 원직 복귀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양쪽이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안도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안태성 교수는 재임용을 둘러싼 이번 갈등을 풀기 위해 학교당국, 교수, 학생 등이 참여하는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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