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문화유산 영남루, 국보 승격 가치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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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문화유산 영남루, 국보 승격 가치 충분하다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3.03.28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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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 시대의 기쁨과 아픔을 오롯이 품고 있는 영남루 국보 승격 신청
"영남루는 밀양시민의 자존심이며 희망... 이젠 가치에 맞는 격을 찾아야"
지난 17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들의 영남루 국보 승격 현지 실사조사 진행
문화재청 "영남루의 문화재 가치를 중점적으로 보고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
시대의 기쁨과 아픔을 오롯이 품고 있는 찬란한 문화유산 밀양 영남루가 문화재청의 국보 승격 심의를 앞두고 있다. (사진=밀양시, 위에서부터 김영환 사진작가·손병효 사진작가·오상국 사진작가 촬영)copyright 데일리중앙
시대의 기쁨과 아픔을 오롯이 품고 있는 찬란한 문화유산 밀양 영남루가 문화재청의 국보 승격 심의를 앞두고 있다. (사진=밀양시, 위에서부터 김영환 사진작가·손병효 사진작가·오상국 사진작가 촬영)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시대의 기쁨과 아픔을 오롯이 품고 있는 찬란한 문화유산인 밀양 영남루의 국보 승격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밀양시는 28일 영남루의 가치를 재조명해 국보 승격의 당위성을 전파하고 영남루가 가치에 맞는 격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 밀양은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영남루의 국보 승격을 기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는 지난 2014년 영남루의 국보 승격을 신청했으나 심의 결과 부결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2017년 영남루 국보 승격을 위한 학술심포지엄 및 자문회의 등을 열고 2차로 문화재청에 국보 승격을 신청했다 문화적·역사적·건축학적 가치 재조명을 위한 문헌 및 자료를 추가 조사하기 위해 신청 서류를 회수한 바 있다.

2021년에는 영남루 국보 승격을 위한 학술용역을 실시하고 2022년 5월 문화재청에 국보 승격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지난 17일 문화재청 및 문화재위원의 영남루 국보 지정가치 조사를 위한 현지 실사를 마쳤다. 현지 실사에는 문화재위원 2명, 문화재전문위원 2명, 문화재청 직원 3명이 참석했다.

앞으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영남루의 국보 승격 여부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현지 실사에 참여한 전문위원들이 작성한 보고서가 제출되면 문화재위원들이 심의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밀양 영남루와 함께 진주 촉석루, 남원 광한루도 이번에 함께 국보 승격 심의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5월 이후 발표라는 얘기가 문화재청 안팎에서 흘러 나온다.

문화재청의 영남루 실사 현장에는 장병국 경남도의원과 정정규 밀양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의원, 밀양향교, 성균관유도회밀양지부, 예림서원 등 지역의 유림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밀양문화원과 산하 향토사연구소, 영남대로복원위원회 등 영남루 국보 승격을 염원하는 시민 단체와 내일동 주민 및 일반 시민들도 현장에 나와 영남루 국보 승격에 대한 염원을 전했다.

또한 시민 대표가 영남루 국보 승격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편지글을 직접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루의 국보 승격을 위해 그동안 시와 시의회, 시민 모두가 함께 다양한 활동을 펼쳐 왔다고 밀양시는 전했다.

밀양시의회에서는 2022년 제238회 정례회 주요 안건으로 밀양 영남루 국보 승격 대정부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문화재청 등 관계 기관에 송부했다.

같은 해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제7회 대한민국 사진축전이 열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선 한국사진작가협회 밀양지부 주관으로 '영남루 국보승격 기원전'을 개최했다. 

지난 15일에는 밀양문화원 대강당에서 시민단체가 합동으로 영남루 국보 승격의 염원을 담은 시민토론회를 열어 영남루의 가치에 대한 시민의식을 공유했다.

시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예산 115억원을 들여 밀양읍성 동문 복원 정비, 영남루 주변 정비 사업, 원지형 복원 사업 등 영남루 랜드마크화 사업을 추진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는 40억원의 예산으로 영남루와 관아가 있는 800m 구간의 도심 중앙로 등에 엉켜 있는 전선을 지중화해 영남루 주변 환경을 정했다.

사료에 따르면 지금의 영남루 자리에는 신라 때 세운 영남사라는 절이 있었고 이 절의 종각으로 금벽루라는 작은 누각이 있었다. 고려 시기에 사찰인 영남사가 폐사된 뒤 누각(영남루 전신)만 남아 있었던 것을 1365년(공민왕 14) 누각을 크게 중창하고 영남사의 이름을 따서 영남루라 했다.

조선 시기에 들어와 1460년(세조 6)에 중수하면서 누각의 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선조 때 소실된 것을 1637년(인조 15)에 다시 지었다. 마지막으로 1842년(헌종 8)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1843~44년(헌종 10)에 중건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강폭이 넓은 밀양강을 옆에 낀 절벽 위에서 남향하고 있는 영남루는 조선 후기에 밀양도호부 객사의 부속 누각으로 당시 수많은 시인 묵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영남루는 고려 말인 1365년 밀양에 지군사로 내려온 김주에 의해 관영 누각으로 중창된 이후 650여 년 동안 건축형식을 단절 없이 계승 발전시켜 온 유례를 찾기 어려운 목조 누각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 누각 건축연구의 귀중한 자료이자 문화유산으로 특별한 보호를 받을 가치가 있으며 인류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그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물어 국보로서의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영남루는 또한 현존하는 누각 중에서 크고 웅장한 외관, 중앙에 규모가 큰 누각인 대루를 두고 그 좌우에 능파각, 여수각, 침류각을 배치해 다른 누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뚜렷한 특징을 지닌 독특한 형태로 건축미가 매우 빼어나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밀양은 역사와 문화를 소중히 여기는 아리랑의 본 고장이며 작은 길모퉁이에도 찬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보석 같은 지역"이라며 "그 중심에 우뚝 선 영남루는 오랜 세월 함께한 밀양시민의 자존심이며 희망으로 이제는 영남루가 가치에 맞는 격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시민의 염원을 모아 국보로 승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먀 영남루 국보 승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문화재청은 영남루의 국보 승격 여부에 대해 문화재 가치를 중점적으로 판단해 결정할 것이라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지난 17일 문화재위원급 4명이 현지 실사를 하고 조사보고서를 수십장에 걸쳐 쓰게 되는데 그 보고서가 나와 봐야 안다. 보고서가 나오면 문화재위원의 심의를 받고 최종 국보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심의에는 누가 참여하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10명 안팎의 문화재위원회 위원들이 참여한다"고 답했다. 여기에는 영남루 현장 실사에 참여했던 위원 중에서도 일부가 참여할 것이라 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2년 임기의 문화재위원과 문화재전문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밀양 영남루 국보 승격 지정 여부에 대한 문화재청의 최종 심의 결과는 5월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송정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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