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75년 중립국 지위 대신 31번째 나토국가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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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75년 중립국 지위 대신 31번째 나토국가 선택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3.04.05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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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가 4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회원국 명단에 31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핀란드가 75년 만에 중립국 지위를 버리고 군사동맹의 틀 안에 들어온 것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 안보지형까지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는 이에 핀란드와 국경 1340㎞를 맞대고 있는 북서부 군사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한편, 카페 폭발 사고로 사망한 군사 블로거에게 사후 용기 훈장을 수여하며 민심 다잡기에 나섰다.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에 핀란드 국기가 처음으로 게양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지난해 5월 스웨덴과 함께 나토에 가입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지 약 11개월 만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전날(3일) 기자회견에서 이 소식을 발표하며 "핀란드의 안보, 북유럽의 안보, 그리고 나토 전체를 위해 좋은 날"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1948년 소련과 우호조약 체결 이후 군사적 비동맹 정책을 이어오던 핀란드가 75년 만에 중립국 지위를 완전히 내려놓게 됐다. 현재 유럽 내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하는 주요국은 스위스·오스트리아·아일랜드·몰타 정도다. 스웨덴은 1814년 이후 200년 넘게 중립국 지위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나토 가입 신청으로 중립 노선 탈피를 선언한 바 있다. 스위스도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로 사실상 중립국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 2개월 만에 유럽의 안보지형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웨덴은 아직 튀르키예·헝가리 의회의 나토 가입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튀르키예는 스웨덴이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인사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에 적극 협조하지 않는다며 스웨덴의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헝가리 역시 스웨덴이 헝가리의 민주주의를 비판하는 데 불만을 품고 어깃장을 놓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모든 동맹국은 스웨덴의 가입이 빨리 완료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신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과 관련해 "서부 및 서북부 방향으로 군사적 잠재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와 국경을 접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군사력을 강화하겠다며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카페에서 폭발 사고로 사망한 군사 블로거 막심 포민(활동명 블라드렌 타타르스키)에게 사후 용기훈장을 수여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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