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조성이 지방소멸 대응책으로 둔갑... 논산시, 기금으로 파크골프장 조성 계획
강원도 철원군, 모노레일 차량 증설 등 복합문화공간 구성에 지방소멸대응기금 8억원
정우택 국회부의장 "본래 목적과 무관한 곳에 기금이 들어간 것 아닌지 점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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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쓰여야 할 재정이 파크골프장 조성 등 엉뚱한 데로 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정우택 국회부의장실(국민의힘)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방 인구 감소에 대응하자는 취지로 배분한 지방소멸대응기금을 각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관광사업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금은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 및 동법 시행령에 따라 연 1조원(기초단체 75%, 광역단체 25%) 규모로 10년간 지원된다. 2022년은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7500억원 규모로 지원됐다.
기금관리조합(17개 시·도로 구성)이 관리·운용하되 기금 배분에 필요한 세부사항은 행안부장관이 정하도록 하고 있다(2022년 2월 배분기준 고시). 현재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 위탁해 업무가 수행되고 있다.
기금 배분은 기초단체는 투자계획을 평가해 결과에 따라 차등 배분, 광역단체는 인구·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정액 배분한다.
특히 기초단체의 경우 인구감소지역 89개에 95%인 7125억원, 관심지역 18개에 375억원(5%)이 각각 배분된다.
지방 인구 감소에 대응하려는 목적으로 조성된 이 기금이 일부 지자체에서는 해안정원 조성, 호텔 캠핑카 사업 등 목적외 관광 사업에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지자체가 행안부에 제출한 지방소멸대응기금 사용 계획서가 지난해에만 500개가 넘는데 그 중 문화·관광 분야만 130건에 이른다.
행안부는 상당수가 관광 사업인 계획서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지원금 2년치를 배분했다. 지금까지 들어간 돈만 2조원에 달한다.
골프장 조성도 지방소멸 대응책으로 둔갑됐다.
충남 논산시는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파크골프장을 만들 계획이다.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이미 총 3만㎡ 규모의 파크골프장이 두 개나 있는데도 10만㎡ 규모 파크골프장을 추가로 짓겠다고 20억원의 예산을 받았다.
약 8억원이 들어가는 강원도 철원군의 모노레일 차량 증설 등 복합문화공간 구성도 지방소멸대응 방안의 하나로 계획서가 제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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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국회부의장은 본래 목적과 무관한 곳에 기금이 들어간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철저한 관리 감독을 행정안전부에 주문했다.
국민 혈세가 엉뚱하게 새나가지 않도록 지방소멸대응기금에 대한 세심한 점검과 감시가 필요해 보인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