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당원은 1표인데 왜 대의원은 100표 행사하나"... 대의원제 폐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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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당원은 1표인데 왜 대의원은 100표 행사하나"... 대의원제 폐지해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3.05.12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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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당 공식회의서 당 혁신 역설... "돈 봉투 의혹의 근본적인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민주주의 선거에서 대통령도 1표, 국민도 1표, 재벌총수도 1표... 그런데 민주당은 왜?
'대의원제 없애면 호남당된다'는 일부 주장에 "호남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하게 반박
"국민의힘도 일찍이 폐지한 대의원제를 왜 민주당은 못하나... 국회의원 기득권 때문?"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워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은 1표인데 왜 대의원은 100표를 행사하느나"며 대의원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가운데)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은 1표인데 왜 대의원은 100표를 행사하느나"며 대의원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민주당 대의원제 폐지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12일 당 공식회의에서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했다.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등에서 당원은 1표를 행사하는데 왜 대의원은 100표를 행사하느냐는 것이다. 이게 민주정당이 할 일은 아니라는 것.

지난 2021년 5월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은 대의원 투표 45%, 권리당원 투표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해 지도부를 뽑았다. 당시 송영길 대표가 선출됐다.

2022년 8월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대의원 투표 30%, 권리당원 투표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여론조사 5%로 조정됐다. 대의원 투표 비중을 줄이고 일반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그만큼 늘린 것이다. 이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선출됐다.

민주당은 여전히 대의원 1명이 권리당원 60~100명의 권리를 행사한다.

이 때문에 권리당원이 키운 정당을 소수의 기득권 대의원들이 결딴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른바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도 현행 대의원제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대의원은 당원 중에서도 당 활동에 적극적인 사람들로 구성되는데 당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의원, 자치단체장, 시·도당 위원장, 253개(선거구) 지역위원장 등이 우선 포함된다. 여기에 중앙당 당직자, 지역 권리당원 다수의 추천을 받은 선출대의원 등이 있다. 

민주당 대의원은 전체 당원 485만명(2021년 기준) 가운데 대략 0.3%인 1만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매월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은 72만여 명.

정청래 최고위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의원제의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하고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는 목감기로 당 사무처에 병가를 내고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을 거론하며 "이 헌법 정신에 비춰 민주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모든 당권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 이 헌법 정신이 민주당에서 과연 구현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도 현행 대의원제를 폐지하고 당원 누구나 전당대회에서 똑같은 1표를 행사해야 한다며 당 혁신을 촉구하고 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서도 현행 대의원제를 폐지하고 당원 누구나 전당대회에서 똑같은 1표를 행사해야 한다며 당 혁신을 촉구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어 민주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당원 중심 정당으로의 개혁을 역설했다. 

정 최고위원은 "당원들의 당에 대한 혁신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과대 대표되고 있는 대의원제 폐지 목소리가 바로 그것"이라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민주주의 선거에서 대통령도 1표, 일반 국민도 1표, 재벌 총수도 1표, 서민도 1표를 행사한다. 적어도 민주주의 선거에서는 권력과 재력에 모두 평등하다. 그런데 왜 민주당에서는 당원은 1표, 대의원은 100표를 행사하느냐"고 대의원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렇다고 대의원이 당원보다 당비를 100배 더 내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의원제를 없애면 호남당이 된다'고 하는 주장에 대해 "호남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박했다. 

정 최고위원은 "호남은 비호남 출신인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을 선택했다"며 "호남 당원과 지지자들은 매우 똑똑하고 위대한 당원이고 시민이다. 그러한 염려는 붙들어 매도 된다"고 말했다. 호남 당원은 호남 출신이라고 무작정 뽑지 않으며 매우 지혜롭고 전략적이라는 것.

또 대의원제를 폐지한다고 당이 망가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민의힘도 일찍이 폐지한 대의원제를 왜 민주당은 폐지하지 못하냐"며 "혹시 국회의원 기득권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냐"고 볼멘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강력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돈 봉투 의혹의 근본적인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며 "저는 그것이 대의원제 폐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이 정 최고위원 페이스북 등 SNS에서 공유되자 민주당 당원 등 많은 지지자들이 '누구나 똑같은 한 표' 등 민주당 혁신을 주장하며 공감을 나타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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