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구급대 재이송 사유: 전문의 부재(31.4%), 병상 부족(15.4%) 순
시도별 119 구급대 재이송: 경기 26.5%, 서울 15.3%, 부산 7.1% 순
"응급실 뺑뺑이 해결 위해 의료인력 확보 및 응급의료체계 전반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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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지난 5년간 응급실 '뺑뺑이'가 3만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에 전문의가 없거나 병상이 부족해 응급 환자가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고 이 병원 저 병원으로 뺑뺑이를 돈다는 것이다.
최근 대구, 용인에서 70대 응급환자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사망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5년간 119 구급대 재이송 환자 10명 가운데 3명은 '전문의 부재'로 재이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 의료인력 확보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2018~2022년)간 119 구급대 1차 재이송 건수는 3만1673건, 2차 재이송 환자는 5545건으로 총 3만7218건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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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재이송 현황을 보면 2018년 5086건에서 2019년 1만253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20년 7542건, 2021년 7634건, 2022년 6703건)에는 다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19 구급대 사유별 재이송 현황을 살펴보면 전문의 부재가 1만1684건(31.4%)으로 가장 많았고 병상 부족 5730건(15.4%) 순이었다.
시도별 재이송률은 경기 지역이 다른 시도보다 월등히 높았는데 1차 재이송 8769건(27.7%), 2차 재이송 1087건(19.6%)으로 모두 9856건(26.5%)이 재이송됐다.
이어 서울 5685건(15.3%), 부산 2632건(7.1%), 충남 2414건(6.5%) 순으로 많았다.
이송 차수별로 살펴보면 충남지역의 경우 2차 재이송이 971건으로 전국 2차 재이송(5545건) 가운데 17.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인 2022년 현황을 살펴보면 사유별 119 구급대 재이송 현황 역시 '전문의 부재'가 2253건(33.6%)으로 가장 많았고 병상 부족이 1303건(19.4%)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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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시도별 119 구급대 재이송 현황을 보면 최근 70대 응급환자가 병원 11곳으로부터 치료 거절당해 사망한 경기 남부지역 재이송 건이 가장 많았다. 1차 재이송 1244건(21.5%), 2차 재이송 87건(9.4%)으로 재이송 사례가 총 1331건(19.9%)이었다.
이어 서울 549건(8.2%), 충남 478건(7.1%), 경기 북부 455건(6.8%), 전북 449건(6.7%) 순이었다. 충남지역 2차 재이송 건은 231건(24.9%)으로 2022년에도 전국에서 2차 재이송 건이 가장 많았다.
최혜영 의원은 "최근 대구 10대 추락사고 환자에 이어 경기 용인 70대 교통사고 환자까지 잇따른 '응급실 뺑뺑이' 사건으로 온 국민이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권역 응급의료센터 등 인프라 구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운영되고 있는 응급실도 의료진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설만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우선 의료인력 확보부터 시급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최 의원은 "소방청, 보건복지부 등 응급의료체계 관계부처가 함께 응급의료체계 전반을 검토하고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파악해 조속히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