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민주당이 밑어붙인 '정략적 탄핵'에 대한 당연한 결정이며 엄중한 경고"
민주당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할 집권세력의 행태는 역사가 심판할 것"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오후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이 장관 탄핵심판 사건 선고에서 재판관 9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69일 만이다.
이로써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 관련해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로 직무가 정지된 지 167일 만에 직무에 복귀하게 됐다.
이태원 참사는 2022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159명이 죽고 320명이 다친 대규모 참사를 말한다. 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주도로 국회는 지난 2월 8일 이 장관에게 책임을 물어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이 장관 탄핵소추안에 대한 헌재의 기각 결정에 대해 여야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밀어붙인 '정략적 탄핵'에 대한 당연한 결정이며 엄중한 경고라고 했고 민주당은 집권세력의 뻔뻔하고 후안무치한 행태는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애초부터 무리하게 진행된 탄핵소추에 대한 당연한 결정이며 민주당이 밀어붙인 '정략적 탄핵'에 대해 엄중한 경고"라고 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사실상 민주당 스스로가 억지 탄핵을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하지만 판결 결과에 대해 '재판관의 정치적 성향' 때문이라는 해괴망측한 자체 해석을 내놓는 것을 보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 같다. 헌법재판관 9명의 성향이 갑자기 똑같아졌냐"고 볼멘 목소리로 반문했다.
민주당은 헌재의 결정에 대해 "안타깝고 참당하다"고 밝혔다.
강선우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 헌재의 기각 결정으로 책임져야 할 사람은 사라졌다"며 "이제 정부의 재난 대응 실패에 책임을 물을 수도 없게 됐다.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강 대변인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야 할 집권세력의 뻔뻔함과 후안무치한 행태는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도 헌재의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과 함께 불만을 나타냈다.
이정미 대표는 SNS 메시지를 통해 "오늘 헌법재판소의 이상민 장관 탄핵안 기각 결정, 매우 유감"이라며 " 탄핵안이 기각됐다고 해서 윤석열 대통령이나 이상민 장관이 이태원 참사 책임의 면죄부를 받은 것이 결코 아니다. 이미 국민들은 정치적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강은미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 상식과 괴리된 헌재 판단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변인은 "헌재는 생명권 보호라는 헌법적 의무와 재난안전법상 책임을 매우 기계적으로 해석해 이상민 장관을 면죄했다"며 "국민안전은 내팽개치고 정권 안전을 도모한 윤석열 정부를 향한 국민적 분노를 헌재가 가로막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심상정 국회의원은 "헌재가 국민에 대한 국가의 안전의무를 기각한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심 의원은 "이번 헌재 판결은 윤석열 정부의 면죄부 될 수 없다"면서 "국민께서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상민 장관은 헌재 결정 직후 '직무 복귀에 따른 입장문'을 내어 먼저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 장관은 이어"이번 호우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나아가 무한한 책임감을 가지고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천재지변과 신종재난에 대한 재난관리체계와 대응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