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 '노인 비하' 발언 파문 연일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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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 '노인 비하' 발언 파문 연일 이어져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3.08.02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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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모든 언행 삼가야" 대신 사과 - 윤재옥 "민주당, 패륜당되기로 결심"
민주당, 지도부가 대신 사과하며 진화... 국민의힘, 민주당 혁신위 해체 촉구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왼쪽)의 최근 노인 비하 발언이 정치권에서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왼쪽)의 최근 노인 비하 발언이 정치권에서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 발언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여진이 이어지자 민주당은 지도부가 나서 "모든 언행을 삼가라"며 진화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패륜당' '분탕질'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갈 것이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 대신 사과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모든 국민의 말씀을 겸허하게 경청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대할 것이다. 모든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은경 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파문이 계속되자 지도부가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휴가로 이날 당 공식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3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2030세대 청년 좌담회'에서 스물두 살 아들이 중학교 때 '왜 나이 든 사람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해?'라고 질문한 사실을 소개하며 "자기(아들)가 생각할 때는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여명(남은 수명)에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중에게 "되게 합리적이지"라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맞는 말이다.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 1 표결을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 말은 미래가 짧은 사람(노인)에게 미래가 긴 사람(젊은 사람)과 똑같이 한 표를 주는 1인 1표의 원칙은 합리적이지 않다 얘기로 들린다

이후 김 위원장은 8일 1일 오후 인천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고령 참석자의 질문을 받고 "애초 (노인 폄하할) 그럴 의사는 전혀 없었다"며 "혹시 마음상한 분들이 있다고 하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과는 끝내 하지 않았다.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패륜당' 등 거친 표현을 써가며 민주당과 김 위원장을 비난했다. 왼쪽부터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copyright 데일리중앙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패륜당' 등 거친 표현을 써가며 민주당과 김 위원장을 비난했다. 왼쪽부터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 데일리중앙

박광온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세대 간 갈등 해소와 노장청 조화를 중요한 정책 기조로 삼아 왔다"며 "대한민국의 오늘은 우리가 노인이라고 부르는 우리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세대의 희생과 헌신 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노인 한분 한분을 잘 모시는 것은 국가의 책무다. 노인을 모시는 것은 젊은이들에게 젊은이들의 미래를 국가가 책임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교훈이 되기도 한다. 민주당은 어르신들의 안정적 생활과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서 더 노력할 것"이라고 거듭 어르신 달래기에 공을 들였다.

김은경 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공세는 그치지 않았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무량판 공법 부실시공 관련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을 다시 거론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패륜정당' '분탕질' '집단이성 붕괴' 등 거칠게 비난을 쏟아내며 혁신위의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노인 비하 패륜당이 되기로 결심했는지 노인 비하 막말 퍼레이드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며칠 전 김은경 위원장이 노인들을 '미래가 짧은 사람들'이라 부르더니 어제는 양이원영 의원이 노인들을 '미래에 살아 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가 긴 사람들 혹은 미래에 살아 있을 사람들이 미래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을 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노인 비하 막말 퍼레이드로 규정하고 민주당의 집단 이성이 붕괴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이 노인만 비하하고 있는 게 아니고 사실은 청년들을 더욱 비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을 노인 투표 박탈권이나 원하는 사람쯤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요즘 청년들이 그렇게 협량하지 않다. 민주당은 또한 청년들에게 요즘 말로 꼰대 짓을 하고 있다"며 "그냥 있으면 2050년에 대한민국이 디스토피아가 될 것이니 투표에 참여해서 민주당을 찍어야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오지도 않은 2050년 디스토피아를 윤석열 정부 탓으로 돌리기 전에 부동산, 노동, 연금, 교육, 국가부채 등 모든 분야에서 청년들에게 지옥을 만든 지난 정권 5년의 디스토피아부터 반성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끝으로 윤 원내대표는 "연일 살인적인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터에 민주당의 분탕질로 국민의 불쾌감과 짜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민주당 혁신위는 국민 앞에 깨끗이 사과하고 간판을 내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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