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의정부 호원초 이영승 선생님에 대한 교권침해 확인... 수사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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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의정부 호원초 이영승 선생님에 대한 교권침해 확인... 수사 의뢰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3.09.21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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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학부모, 집요하게 괴롭혀... 2021년 매월 50만원씩 8차례 아이 치료비 명목으로 받아내
호원초, 이 선생님 사망 이후 학부모의 교육활동 침해행위 알고도 필요한 후속조치 하지 않아
도교육청, 이영승 선생님 교육활동 침해 학부모 3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
징계위원회 열어 지도·감독 의무 다하지 않은 학교관리자, 기타 담당자에 대한 징계 절차 시작
임태희 교육감 "선생님이 교육활동만 전념할 수 있게 기관 차원에서 대응, 선생님을 보호하겠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1일 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정부 호원초 이영승 선생님의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확인했다며 학부모 3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선생님이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기관 차원에서 대응, 선생님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사진=경기도교육청)copyright 데일리중앙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1일 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정부 호원초 이영승 선생님의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확인했다며 학부모 3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선생님이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게 기관 차원에서 대응, 선생님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사진=경기도교육청)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수업시간 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커터칼에 손이 베인 학생은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 차례 치료비를 보상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는 군 복무 중인 선생님에게 만남을 요청하고 복직 후에도 학생치료를 이유로 지속적인 연락을 취했습니다. 선생님은 사비를 들여 월 50만원씩 총 8차례 치료비를 제공하였습니다."

이렇게 집요하게 달라붙는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이영승 선생님은 2021년 12월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악성 민원에서 벗어났다.

2016년 교대를 갓 졸업한 이영승 선생님(당시 25살), 김은지 선생님(당시 23살)은 호원초등학교에 나란히 발령받았다.

2021년 4~5년차가 된 두 선생님은 5학년 담임을 각각 맡았는데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김 선생님은 그해 6월, 이 선생님은 그해 12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호원초등학교는 같은 학교에서 6개월 사이에 두 명의 선생님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충격적인 사건을 두고 경기도교육청에 단순 추락 사고로 보고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21일 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두 교사 사망 사건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8월 10일부터 9월 18일까지 4개 부서, 총 13명의 합동대응반을 구성해 감사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경기도교권보호위원회를 통해 두 선생님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 여부를 심의했다.

조사 결과 이영승 선생님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 사실을 확인했다고 도교육청은 밝혔다. 이 선생님에 대한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매우 집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부모는 수업시간에 손이 베인 아이의 치료비를 학교안전공제회에서 두 차례 보상받았음에도 이영승 선생님에게 보상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 선생님이 군에 입대한 뒤에도 만남을 요구했고 군 복무를 마치고 학교에 돌아오자 아이 치료비를 요구하며 괴롭혔다. 이 선생님은 2021년 월 50만원씩 모두 8차례 400만원을 해당 학부모에게 지급하고 그해 12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도교육청은 김은지 선생님에 대해서는 교육활동 침해 행위의 주체와 유형 등 구체적인 연관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임태희 교육감은 "두 선생님의 사망사건은 교육지원청에 보고가 됐다"며 "하지만 학교에서는, 특히 고 이영승 선생님의 사망 이후 학부모의 교육활동 침해행위가 있었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필요한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도교육청은 지난 20일 이영승 선생님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학부모 3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의정부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

도교육청은 또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도·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은 학교관리자, 기타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고 징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 교육감은 "선생님이 교육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기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 경기도교육청이 직접 나서서 선생님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악성 민원 등에 괴로워하는 선생님들에게 더이상 혼자 고민하지 말고 도교육청의 교권보호 핫라인(☎ 1600-8787), SOS 법률지원단에 연락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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