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때리고 발로 차고도 건보공단 인센티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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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때리고 발로 차고도 건보공단 인센티브 받는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3.10.11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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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학대 발생한 장기요양기관 70개소에 23억원 지급
2018~21년 정기평가에서 가산금 받은 3224개소 중 70개소에서 학대 발생
최혜영 의원 "납득할 수 없다"... 가산금 지급기준 재정비 등 제도개선 요구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11일 어르신을 때리고 발로 차는 등의 노인 학대기관 70개소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가산금 23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가산금 지급기준 재정비 등 제도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11일 어르신을 때리고 발로 차는 등의 노인 학대기관 70개소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가산금 23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가산금 지급기준 재정비 등 제도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어른을 발로 차고 때리고 학대한 장기요양기관에 국가재정 지원이 이뤄지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학대 판정을 받은 장기요양기관이 장기요양기관평가 가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국정감사 자료에서 드러났다.

장기요양기관은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3년 주기로 정기평가를 받는다. 평가 등급은 A~E 절대평가(5등급)이며 평가 상위 20%의 장기요양기관에 대해서는 공단부담금의 일부를 평가 가산금으로 지급한다.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1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2021년 건강보험공단 정기평가에서 평가가산금을 받은 3224개소 중 70개소에서 노인 학대가 발생했다. 학대 발생 시설에 지급한 가산금은 무려 23억원이나 되는 걸로 확인됐다.

'장기요양기관평가 등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가산금 지급 제외 대상의 기준은 학대 판정 여부가 아닌 행정처분 내역이다.

노인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학대 판정을 받더라도 지자체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지 않는다면 가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5년간 학대 판정을 받은 시설 1237개소 가운데 지자체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은 시설은 248개소(20%)에 불과하다. 학대 시설 5곳 중 1곳만 행정처분을 받는 셈이다.

노인학대 판정 시설에 대한 가산금 지급 사례. (자료=보건복지부, 재구성=최혜영 의원실) copyright 데일리중앙
노인학대 판정 시설에 대한 가산금 지급 사례. (자료=보건복지부, 재구성=최혜영 의원실)
ⓒ 데일리중앙

실제로 전북의 한 의료복지시설에서는 종사자가 피해 노인을 발로 툭툭치고 밟는 모습, 기저귀 교체 때 상하의를 전부 벗긴 상태로 강하게 젖혀 체위를 변경하는 등의 상황이 CCTV에 찍혀 두 차례 신체적·정서적·성적 학대로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 복지시설은 2023년 4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가산금 1500만원을 지급받았고 해당 금액은 환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장기요양기관 평가위원회가 심의·의결한 기관에 대하여는 가산 지급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지만 최근 5년간 평가위원회의 심의·의결에 따라 가산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시설은 한 곳도 없었다.

최혜영 의원은 "학대 피해 노인은 치매 등으로 자신이 당한 피해를 설명할 능력이 부족하거나 집중 돌봄이 필요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어르신일 가능성이 높다"며 "어르신을 학대한 시설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질타했다.

최 의원은 이어 "장기요양기관평가 가산금 지급기준 재정비 및 노인학대 판정 기관 재조사 등 하루라도 빨리 문제를 해결할 개선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도개선을 제안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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