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들, 공사 착공 뒤 2000번 넘는 설계변경으로 4조원 추가 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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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공기업들, 공사 착공 뒤 2000번 넘는 설계변경으로 4조원 추가 지출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3.10.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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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2023~2027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서 재무위험 공공기관 분류
가장 많은 설계변경은 서부발전 태안화력 9,10호기 토건공사로 10년간 78차례 이뤄져
설계변경으로 최다 액수가 늘어난 공사는 한수원의 신고리원자력 5,6호기 주설비공사
에너지 공기업들의 잦은 설계변경으로 인한 추가 지출이 국민의 지탄 대상이 되고 있어 
양금희 의원 "에너지공기업, 불필요한 지출 줄이는 것부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시설공사에 착공한 뒤 잦은 설계변경으로 지난 10년간 4조원을 더 지출한 것으로 18일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copyright 데일리중앙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시설공사에 착공한 뒤 잦은 설계변경으로 지난 10년간 4조원을 더 지출한 것으로 18일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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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한국전력을 비롯한 발전 에너지 공기업들이 공사 착공 뒤 잦은 설계변경을 통해 약 4조원을 더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자위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이 18일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발전 5사(중부·남동·동서·서부·남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30억원 이상 규모의 공사에서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5억원 이상 증액된 공사가 453건에 이른다. 이 기간 설계변경이 무려 2479번이나 있었던 걸로 확인됐다.

최초 공사 낙찰금액은 약 11조7622억원이었으나 설계변경으로 공사금액은 약 15조7792억원으로 4조원 넘게 공사비가 더 책정됐다. 공사 착공에는 이사회 승인이 필요하지만 설계변경은 이사회 승인을 거칠 필요가 없다 보니 평균 공사 1건당 6번의 설계변경이 이뤄졌다. 설계변경을 할 때마다 설계 용역비, 행정 비용 등 각종 부대비용도 함께 지출되는 구조로 실제로는 더 많은 비용이 지출된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사비 증액이 가장 많은 곳은 약 2조2886억원을 증액한 한수원으로 전체 증액 공사액의 58.2%에 이르는 비중을 보였다. 이어 한전(약 6878억원), 서부발전(4016억원), 중부발전(2748억원), 동서발전(2217억원), 남동발전(1068억원), 남부발전(354억원) 순으로 발전소 건설, 보강, 정비 외에도 사옥, 사택 신축 때도 수시로 공사비가 늘어났다.

2012년 이후 30억원 이상 공사 중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5억원 이상 증액된 공사 현황(단위: 건, 백만원). (구성=양금희 의원실)copyright 데일리중앙
2012년 이후 30억원 이상 공사 중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5억원 이상 증액된 공사 현황(단위: 건, 백만원). (구성=양금희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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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액수가 늘어난 공사는 한수원이 2015년 체결한 신고리원자력 5,6호기 주설비공사로 애초 1조1775억원으로 낙찰됐으나 2023년 7월까지 9번 설계변경을 하면서 약 4474억원 늘어나 총 1조6249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가장 많은 설계변경이 이뤄진 사례는 서부발전이 2012년 태안화력 9,10호기 토건공사로 애초 1917억원에 낙찰됐으나 10년이 지난 2022년까지 모두 78차례 설계변경을 거치며 최종적으로는 1343억원 늘어난 326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됐다.

올해도 6조7172억원의 당기순손실이 전망되며 누적 적자 200조원을 돌파한 한전은 지난 11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서도 독보적인 재무위험 공공기관으로 분류됐다. 

한전의 5개 발전 자회사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서부발전(-1058억원), 남부발전(-546억원), 남동발전(-406억원)이 올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에너지 공기업들의 재무 구조도 줄줄이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40% 가까운 요금 인상으로 국민들이 발전 공기업들의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경영지표가 개선되기는커녕 추가 전기요금 인상 없이는 운영 자금도 마련하지 못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에너지 공기업들의 잦은 설계변경으로 인한 추가 지출이 국민들의 지탄 대상이 되고 있다. 

국회 산자위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은 18일 에너지 공기업들의 잦은 설계변경으로 공사비 증액 문제점을 지적하며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부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에너지 공기업들에 주문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회 산자위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은 18일 에너지 공기업들의 잦은 설계변경으로 공사비 증액 문제점을 지적하며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부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에너지 공기업들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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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희 의원은 "에너지 공기업의 재정 건전성은 국민의 안전과 생활에 직결되는 문제인만큼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부터 재무 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의원은 이어 "발전 시설 공사도 불필요한 설계변경으로 추가 지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계획 수립과 관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영민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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