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국민 노후자금으로 술·담배·도박 등 죄악주에 6조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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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국민 노후자금으로 술·담배·도박 등 죄악주에 6조원 투자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3.10.20 16:57
  • 수정 2023.10.20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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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노후자금인 국민연기금으로 죄악주에 투자하는데 대한 비판 목소리 커져
국내 죄악주: KT&G, 강원랜드, GKL, 하이트진로, 롯데관광개발 등의 순
해외 죄악주: 하이네켄,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디아지오, 페르노리카 순
남인순 의원 "죄악주 투자 비중 줄이고 수익성 뿐 아니라 공공성도 감안해야"
공단 "수익성·안정성·공공성 등 6개 기금운용원칙에 따라 기금 운용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국민 노후자금인 국민연금기금으로 술·담배·도박 등 죄악주에 6조원 넘게 투자한 것으로 20일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민연금공단이 국민 노후자금인 국민연금기금으로 술·담배·도박 등 죄악주에 6조원 넘게 투자한 것으로 20일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술·담배·도박 관련 기업인 '죄악주(Sin Stock)'에 대한 국민연금기금 투자가 6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의 노후자금으로 이런 죄악주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냐는 볼멘 목소리가 나온다.

공단 쪽은 기금운용원칙에 따라 국민연기금을 운용하고 있다며 투자는 국민연금기금위원회 결정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20일 국민연금공단에서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2월 기준 국민연금기금의 '죄악주' 투자는 국내 투자 종목과 해외 투자 종목을 합해 6조463억원의 규모로 나타났다. 

죄악주에 대한 국내 주식 투자의 경우 2019년 2조2677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20년부터 감소세를 보이며 2023년 3월 기준 1조3195억원까지 줄었다. 

그러나 해외 주식 투자의 경우 2020년 이후 3조원대를 유지하다 2023년 2월 기준 4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2022년에는 3조9737억원으로 2021년 대비 67억원 감소했으나 2023년 2월 기준 4조7268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2023년 2월 기준 국내 죄악주 주식 평가액 1조3194억5829만원 가운데 가장 많이 투자되고 있는 곳은 KT&G로 7289억339만원이 투자돼 전체의 55.2%를 차지했다. 이어 강원랜드 2597억5081만원(19.7%), GKL(외국인 전용 카지노 운영) 1312억6430만원(9.9%), 하이트진로 981억1596만원(7.4%), 롯데관광개발 569억3448만원(4.3%%), 파라다이스 444억8931만원(3.4%) 순이었다. 
 
해외 죄악주 주식은 2023년 2월 기준 4조7268억원(평가액)이 투자됐는데 상위 5개 종목은 하이네켄(맥주 회사),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담배 회사), 디아지오(주류 회사), 페르노리카(주류 회사), 앤하이저부시 인베브(맥주 회사) 순이었다. 

국민연금은 '죄악주(Sin Stock)'라는 별도 기준을 갖고 있지 않으나 국회 등의 요구에 따라 금융산업계 안에서 술, 담배, 도박 업종으로 분류된 기업들에 대한 투자 현황을 제출하고 있다.

남인순 의원은 "국민은 술, 도박, 담배로 인한 질병으로 매년 수조원의 국민건강보험료와 병원비를 지출하는데 죄악주 투자를 지속하는 국민연금기금의 역진적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은 "연기금 투자 종목 선택 시 수익성 뿐만 아니라 공공성도 감안해야 하며 사회책임투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한 책임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운용원칙에 따라 기금을 관리·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공단은 현재도 수익성, 안정성, 공공성 등 6개 기금운용원칙에 따라 기금을 관리·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투자제한 대상 범위, 기준 등 주요사항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결정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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