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일제 식민사관 '한4군 평양설' 고집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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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일제 식민사관 '한4군 평양설' 고집 왜?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3.10.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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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삼한 전시실에 '한반도 서북한 지역에 설치된 낙랑군'으로 표기
일제가 식민사관 주입 위해 한4군을 한반도로 끌어들인 것으로 중국 동북공정의 빌미
이개호 의원 "논란이 있거나 연구 부족한 부분은 표기를 보류하거나 이설을 명기해야"
중앙박물관 "고고학적 자료나 문헌 등 근거들이 명확히 나온다면 당연히 수정하겠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일제가 만들어 낸 '한4군 평양설'을 그대로 따른 내용을 부여·삼한 전시실에 표기해 놓고 있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일제가 식민사관 주입을 위해 중국 땅 한4군을 한반도로 끌어들인 것으로 중국 동북공정 빌미가 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부여·삼한 전시실에 기술된 설명문. (자료=이개호 의원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립중앙박물관이 일제가 만들어 낸 '한4군 평양설'을 그대로 따른 내용을 부여·삼한 전시실에 표기해 놓고 있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일제가 식민사관 주입을 위해 중국 땅 한4군을 한반도로 끌어들인 것으로 중국 동북공정 빌미가 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부여·삼한 전시실에 기술된 설명문. (자료=이개호 의원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 일제가 만들어 낸 '한4군(漢四郡, 낙랑·임둔·진번·현도) 평양설'을 그대로 따른 내용을 부여·삼한 전시실에 표기해 놓고 있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북한은 낙랑군(郡)과 낙랑국(國)을 명확히 구분, 3000기의 평양 낙랑고분을 발굴해 고조선계 낙랑국 유적으로 규정하며 박물관까지 건립하는 등 일제 식민사관에 기반한 남한 중앙박물관과는 관점이 다르다.

국립중앙박물관 쪽은 "현재까지는 서북한 지역에 낙랑이 있다고 보는 것이 고고학계와 정통 사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기 때문에 그렇게 전시하고 있는 것이지 절대 식민사관과는 관련 없다"며 "만약 수정할 문헌이나 고분 발굴 등 근거들이 나온다면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문체위 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23일 "국립중앙박물관 부여·삼한 전시실 설명문에 '한반도 서북한 지역에 설치된 낙랑군은 동북아시아 교역 및 교류의 창구였으며 주변 국가들이 고대 국가로 전환하는 과정에 긍적적,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소위 '한4군 평양설'을 그대로 기술해 놓고 있다"고 국립중앙박물관 국감자료를 통해 밝혔다.

중앙박물관은 그 근거로 '평양에서 중국 한나라의 무덤인 목곽묘와 전축묘 등이 다수 확인됐으며 호구 통계 목간 출토 등 낙랑군의 중심지가 평양이었다는 것이 통설로 인정되고 있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중앙박물관의 이러한 설명은 조선총독부 일본 사학자들이 '조선의 역사는 출발부터 외세의 지배를 받았다'는 '식민지 반도사관' 주입을 위해 중국 땅에 있는 낙랑·임둔·진번·현도군 등 한4군을 한반도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는 결국 한국사가 중국인 위만과 한사군으로 출발했다는 중국의 동북공정의 빌미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중국 한서 지리지는 기자조선 도읍지 자리에 세운 것은 낙랑군 조선현이고 위만조선 도읍지 자리에 세운 것은 요동군 험독현이라고 쓰고 있다. 또 한나라가 세운 한4군이 중국 땅인 하북성 인근에 있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평양에서 출토된 한나라 유물들 또한 가짜 논란이 있고 북한에서는 낙랑군(郡)과 낙랑국(國)을 명확히 구분하며 3000기의 평양 낙랑고분을 발굴해 고조선계 낙랑국 유적으로 규정하며 박물관까지 건립했다. 일제 식민사관에 기반한 남한 중앙박물관과는 관점이 다르다.

이개호 의원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일제가 식민사관 주입을 위해 조작한 우리의 고대사를 그대로 받아들여 표기·홍보해선 안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최소한 논란이 있거나 연구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표기를 보류하거나 이설을 명기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 쪽은 기존의 통설에 의거한 내용과 교과서에  근거해서 가장 일반적인 내용을 전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명했다. 낙랑이 서북한 지역에 있었다고 보는 게 현재까지는 역사학계 주류 의견이고 교과서에도 그렇게 기술되고 있다는 것.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여러 의견이 있는 건 맞는데 한사군 지리지 사료 같은 것은 각주에 나와 있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써놓은 내용에 의거한 것이고 그외에 우리의 삼국사기, 삼국유사라든지 다른 여러가지 문헌을 봤을 때 그리고 고고학적인 발굴 결과에 근거해서 봤을 때 현재까지는 서북한 지역에 낙랑이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기 때문에 그렇게 전시하고 있는 것이지 절대 식민사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다른 이견은 없나'라고 묻자 이 관계자는 "고고학적 성과가 '낙랑 서북한'설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정통고고학이나 역사학자들 사이에 다른 이견이 없다. 다만 한서 지리지에 언급되고 있는 주석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에 근거해서 다른 이견들이 조금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남한 학계에서는 별 이견이 없다"고 답했다.

중앙박물관 쪽은 만약에 고고학적 자료나 문헌적 사료에서 통설과는 다른 좀더 명확한 자료가 나온다면 그것을 반영해서 현재의 내용을 수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저희도 다른 여러가지 견해가 있다는 거 알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더 근거가 있다면 신중하게 접근해서 이설에 대한 부분에 대해 잘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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