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서울 편입 이슈, 수도권 민심 가를 주요 변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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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서울 편입 이슈, 수도권 민심 가를 주요 변수 되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3.11.02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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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 당론 재확인... 당대표 직속 특별위원회 발족
김기현 "오직 시민입장에서 추진... 민주당은 동문서답말고 분명한 입장 내놔라"
윤재옥, 민주당 일각의 역술인 배후설 제기에 대해 "김포시민에 대한 모욕" 비판
민주당, 분명한 입장 못정해... 찬성도 반대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 취하는 모양새
홍익표 "정략적인 포퓰리즘"이라면서도 "국토대전략 차원에서 얘기 해볼 수 있다"
김동연 "국토 갈라치기...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는 것이라면 분명 자충수가 될 것"
내년 총선을 5개월 앞두고 국민의힘이 던진 김포시 서울 편입 이슈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불붙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론 추진 입장을 정하고 특위 구성을 예고했고 민주당은 찬반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여론의 추이을 지켜보고 있는 모양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내년 총선을 5개월 앞두고 국민의힘이 던진 김포시 서울 편입 이슈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불붙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론 추진 입장을 정하고 특위 구성을 예고했고 민주당은 찬반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여론의 추이을 지켜보고 있는 모양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22대 총선을 5개월 앞두고 국민의힘이 던진 김포시의 서울 편입 이슈가 수도권 민심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야 정치권은 연일 이 문제를 놓고 격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슈를 선점한 국민의힘은  김포시 등 서울 생활권 도시의 서울시 편입 당론을 추진하기로 하고 당 대표 직속으로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켜 총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여당이 꺼낸 이슈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마냥 반대만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호남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토 갈라치기'라며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당 지도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일부 수도권 의원들은 주민 의견 수렴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 당론을 재확인하고 민주당을 향해 "동문서답하지 말고 분명한 입장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고양·하남 등 서울 인근의 도시에서도 주민들의 뜻을 모아오면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민의힘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 당론을 재확인하고 민주당을 향해 "동문서답하지 말고 분명한 입장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고양·하남 등 서울 인근의 도시에서도 주민들의 뜻을 모아오면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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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동일 생활권 통합과 규모의 경제를 지향하는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 당론을 재확인하고 민주당을 향해 "동문서답하지 말고 분명한 입장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포시의 서울 편입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기현 대표는 "우리 당은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하고 필요한 조치를 뒷받침하기 위해 당 대표 직속으로 특별위원회를 오늘 발족시키려 한다"며 "오로지 시민의 입장에 입각해 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울 인근의 김포와 유사한 도시에서도 주민들의 뜻을 모아오면 적극 검토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서울이 김포 편입을 통해 바다를 낀 도시가 되면 입지 조건의 변화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고 동북아의 대표적인 광역 경제권으로 도약하는 초석을 놓을 수 있으며 편입된 김포 또한 모든 인프라 면에서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렇게 서울과 김포의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지방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동기부여를 받고 주민 설득에 힘을 얻어 메가 경제권 조성에 속력을 낼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김가람 최고위원은 행정구역의 개·편입은 시대의 흐름과 주민 요구에 따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과거 경기도 광주군의 일부가 서울에 편입돼 오늘날의 강남과 송파구가 된 사례를 들었다. 

김 최고위원은 "서울 속 강남은 번화했고 강남을 가진 서울도 번영했다. 편입된 강남에도 서울에도 모두에게 이익이었다"고 말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국민은 늘 옳다. 김포시 주민들의 요구, 서울과 생활권을 공유하는 수도권 주민들의 목소리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분명한 입장을 요구했다.

김기현 대표는 "민주당 입장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반대한다는 것인가 아니면 찬성한다는 것인가. 민주당은 지금처럼 동문서답할 것이 아니라 찬성인지 반대인지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을 위해 행정이 존재하는 것이지 행정을 위해 주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주민들의 생활권, 통근권, 통학권, 지리적 위치와 행정구역을 일치시켜 주민 편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행정 이기주의가 가로막겠다면 이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 지적했다.

김 대표는 "김포시민의 간곡한 희망을 먼 산 쳐다보듯 하기보다도 민주당은 주민 편익 극대화에 협조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윤재옥 원내대표은 민주당의 일부 반응을 거론하며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김포 편입 문제는 김포시민의 여론과 현실적 필요성, 그리고 서울시의 미래 발전 비전에서 출발한 것인데 민주당은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갑자기 전국적 행정 개혁을 꺼내 논점을 흐리거나 심지어 '포퓰리즘이다. 국토 갈라치기다'라고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동일 생활권 통합과 규모의 경제를 지향하는 김포 편입 문제는 주민등록 기준과 각 행정관청의 책임과 권한을 구획하기 위한 행정체계 문제와는 서로 다른 논의의 맥락에 있다는 입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또 몇몇 야당 의원들이 역술인 천공 배후설을 제기하며 음모론을 들고 나오고 있는 데 대해 "김포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분명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찬성도, 반대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오른쪽)는 지난 1일 여당의 김포시 서울 편입 주장에 대해 "정략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면서도 국토대전략 차원에서 얘기를 해볼 수는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copyright 데일리중앙
민주당은 분명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찬성도, 반대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오른쪽)는 지난 1일 여당의 김포시 서울 편입 주장에 대해 "정략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면서도 국토대전략 차원에서 얘기를 해볼 수는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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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그러나 분명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반대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여당이 던진 의제에 대놓고 찬성하기도 난감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 문제에 대해 공개 발언을 하지 않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일부 최고위원, 그리고 호남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 사이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 의원들은 주민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는 분위기다.
 
경기도를 경기남도와 경기북도의 분도를 공약으로 추진해 왔던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김포시의 서울 편입에 대해 "국토 갈라치기"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김 지사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경제와 민생은 뒷전으로 하면서 이념으로 국민을 갈라치기 하더니 이제는 '국토 갈라치기'까지 하고 있다"고 여당을 비판했다.

여당 대표가 이야기하는 것은 '정치적 계산'에 불과하다고 했다. 모든 절차와 방법은 무시한 채 총선을 앞두고 급조한 꼼수라는 것. 

김 지사는 "(여당이)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는 것이라면 분명 자충수가 될 것"이라며 "지금 김포시에 가장 시급한 것은 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 확정과 예타 면제를 통한 조속 추진"이라고 강조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국민의힘의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일단 던지고 본 정략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렇다고 여당의 김포시 서울 편입 아이디어 자체에 대해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집권여당이 의제를 던지는 방식과 절차, 시기가 문제라는 것.

홍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전에부터 부울경 지역 또 호남권 등에서 지역 균형발전과 미래 사회를 대비해서 메가시티를 주장해 왔다"며 "그래서 광역시도 그다음에 시군구, 읍면동 행정체계까지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걸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포를 서울에 붙이느냐 마느냐의 협소한 접근이 아니라 국토대전략 차원에서 얘기를 해보자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전체적으로 행정 대개혁을 한번 제안하고 여당과 협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당 공식회의에서 역술인 천공 배후설을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번에도 천공이 무슨 말을 했을까, 설마 하는 마음으로 찾아봤더니 놀랍게도 역시나 천공이 등장한다. 천공은 지난 8월 26일자 강의에서 경기도하고 서울을 통폐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당시 천공의 강의 영상을 회의석상에서 공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김포 서울 편입 주장과 천공의 경기도 서울 통폐합 주장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주장이다.

전북 군산이 지역구인 신영대 의원 역시 역술인 천공 배후설을 제기하며 음모론을 주장했다.

신 의원은 "무능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나라의 틀을 우격다짐으로 바꾸려 한다"며 "총선 전략마저 천공 지령인지 의구심이 든다. 국민들이 (천)인(공)노한다"고 밝혔다.

광주 서구갑이 지역구인 송갑석 의원은 2일 김포시의 서울 편입 주장에 대해 "수도권과 지역(비수도권)을 완전히 갈라놓아 '두 개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당내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다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울과 맞닿은 하남시가 지역구인 최종윤 의원은 지난 1일 입장문을 내어 "'하남 등 수도권 지자체의 서울시 편입'은 정쟁이 아닌 지역 주민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이 선행돼야 한다"며 주민 설문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민 여론에 따라 찬반을 결정하겠다는 얘기다.

수도권 도시의 서울 편입과 관련해 주민 설문조사를 하겠다는 움직임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수도권 의원 또는 당협위원장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 고양병 김종혁 당협위원장은 2일 보도자료를 내어 "고양·김포 등의 서울시 편입과 관련해 고양병 당협은 지난 1일 오후 5시부터 일산동구·일산서구·덕양구 주민들을 상대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2일 오전 11시 현재 2823명이 조사에 참가해 92.3%의 압도적인 찬성의견을 보였다"고 밝혔다. '반대' 6.5%, '잘 모르겠다' 1.2%.

김 위원장은 "고양병 당협은 고양시 서울 편입에 대해 주민들의 지지가 압도적으로 나온 만큼 당정협의 및 고양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들의 일치된 목소리를 통해 고양시의 서울 편입이 성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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