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 탈당... 제3지대 신당 창당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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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민주당 탈당... 제3지대 신당 창당 선언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4.01.11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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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는 24년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와 이른바 '개딸 전체주의'를 민주당 탈당 이유로 들어
"김대중과 노무현의 품격은 사라지고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됐다"
"지금의 민주당이 잃어버린 민주당 본래의 정신과 가치 죽는날까지 지키겠다"
공자의 '후목불가조', 썩은 나무론 조각을 할 수 없다... 신당 창당 당위성 역설
다당제 실현과 개헌을 통한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 제안... '원칙과상식'과 협력
"허물어지는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제2건국'의 각오로 나서겠다"... 지지 호소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는 11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탈당 기자회견에서 "오늘 저는 24년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는 11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탈당 기자회견에서 "오늘 저는 24년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11일 민주당과 결별하고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저는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며 민주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다는 공자의 말씀을 언급하고 "지금의 정치로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없다"며 신당 창당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상식' 소속 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과 협력하겠다고 밝혀 제3지대 신당 창당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표 사당화와 이른바 '개딸 전체주의'를 탈당 이유로 들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밝혔다.

또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받았다"며 "저는 그런 잔인한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악화됐고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고 했다.

자신이 당대표로 있던 2021년 치러진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기존 당헌을 고쳐가며 후보자를 낸 것에 대해서는 크나큰 실수였다고 인정하며 국민과 당원들에게 사과했다. 당시 두 보궐선거는 민주당 소속 시장의 잘못으로 치러진 선거로 민주당에서 후보를 낼 수 없음에도 민주당은 당헌까지 고쳐가며 후보를 냈지만 국민의힘에 완패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선거를 1년 앞둔 시기에 서울과 부산의 공조직을 가동하는 것이 대선 승리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얕은 생각을 제가 떨쳐 버리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또한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위성정당 허용 결정에 동의한 것도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전 대표는 "저의 그런 잘못을 후회하면서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의 민주당이 잃어버린 민주당 본래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지키고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길에 나선다. 저는 죽는 날까지 그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검찰공화국'을 거의 완성했고 민주당은 스스로의 사법 리스크로 '검찰폭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과 이재명 대표를 싸잡아 겨냥했다. 

대한민국은 '검찰독재'와 '방탄'의 수렁에서 헤매고 있으며 여야는 그런 적대적 공생관계로 국가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다는 공자의 말씀을 언급하며 "지금의 정치로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려면 정치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능하고 부패한 거대양당이 진영의 사활을 걸고 극한투쟁을 계속하는 현재의 양당독점 정치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온전하게 지속될 수 없다. 서로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혐오와 증오의 양극정치를 끝내지 않고는 국민이 마음 편히 살 수 없다. 모든 것을 흑백의 양자택일로 몰아가는 양극정치는 지금 전개되는 다양성의 시대를 대처할 수 없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정치를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며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미국과 독일에서 1년 넘게 공부하면서 확실히 배웠다"며 "미국은 양당제 속에서 분열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독일은 다당제로 극단의 정치를 피하면서 분열을 극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전 대표는 "우리도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4월 총선이 그 출발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다당제 실현과 함께 개헌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을 제안했다.

특히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를 꼭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년 내내 '방탄 국회' '불체포 특권' 등의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이재명 대표를 정조준 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정권은 검찰의 칼로 세상을 겁박하고 다수당은 의석수로 방탄하고 대통령은 거부권으로 방탄한다"며 "그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라고 개탄했다. 

허물어지는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제2의 건국'에 나서는 각오로 새로운 정치에 임하고 싶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그 길로 가기 위해 극한의 진영대결을 뛰어넘어 국가과제를 해결하고 국민생활을 돕도록 견인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우선 민주당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하셨던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과 손을 잡고 함께 신당 창당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끝으로 "잘못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은 비겁한 죄악이다. 저는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더는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싸우겠다"며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국회의원 129명은 이날 오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표한 성명에서 "탈당과 신당 창당에는 아무런 명분이 없다"며 이낙연 전 대표에게 탈당 일정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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