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종단 "종교인의 대북인도적 교류를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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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종단 "종교인의 대북인도적 교류를 허하라"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0.07.1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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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종단을 포함하는 종교인들로 구성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은 19일 "종교인의 인도적 교류와 협력의 문을 활짝 열라"고 이명박 정부에 촉구했다.

각 종단 종교인들은 이날 성명을 내어 "남북관계가 경색되어가고 적대와 대결로 치닫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우리 종교인들은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을 만들었다"며 "이 모임은 1997년 김수환 추기경, 강원용 목사, 송월주 스님을 공동 대표로 모시고 시작한 '민족화해를 위한 북한동포 돕기 100만인 서명운동'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5개 종단 대표 30여 명은 지난 15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거쳐 밀가루 300톤을 트럭 12대에 싣고 개성 주변 취약한 8곳에 가서 그곳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돌아올 계획이었다. 방북 신청도 이미 마친 상태.

그러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지난 9일 종단 대표와 면담을 갖고 방북 시기를 26일로 늦춰줄 것을 요청했다. 현 장관은 대신 종교인들의 방북 일정에 최대한 협력을 약속했다.

그런데 지난 16일 통일부 실무 관계자가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사무처를 찾아와 딴소리를 하고 갔다고 한다.

30명여 명의 종교인 방문은 어렵고 실무자 5~6명이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건너가 밀가루를 내려 놓고 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종교인 모임'은 "독일 통일에 있어서 종교인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었던 지를 모르는 것 같다"며 "더욱이 과거 군사 정부 때도 그랬지만 남북 교류와 협의는 정부 당국자들만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결국 정부의 말바꾸기와 불허 방침에 따라 종교인 대표들은 개성에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바라는 대로 운전 기사와 실무자 몇 명이 판문점을 건너가서 밀가루 300여 톤을 내려 놓고 그대로 오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종교인들은 그러나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량난으로 어려움에 처한 북녘의 동포에게 사랑의 식량을 보내는 일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종교인 대표들은 "남한에 하늘이 내려주신 풍성한 양식을 기아선상에 있는 북한 동포들과 함께 나누는 일이야말로 하늘의 뜻에 따르는 일"이라며 "우리 정부 안에 인도주의적인 나눔과 사랑의 바람이 속히 불어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염원한다"고 밝혔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대표들은 아래와 같다.

김대선(원불교 교정원 문화사회부장), 김홍진(천주교 문정동 성당 주임신부), 김명혁(강변교회 목사,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법륜(평화재단 이사장, 정토회 지도법사), 박남수(동학통일운동협의회 상임대표), 박종화(경동교회 당회장,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박경조(전 대한성공회 서울대교구 교구장), 인명진(갈릴리교회 담임목사)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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