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치러질 민주당 전당대회(전국당원대회)에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대표직에 도전장을 내밀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친명(친이재명)계와 개딸(이재명 전 대표의 지지자를 이르는 말) 사이에서도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당권을 향한 두 사람의 경쟁 구도가 전당대회 흥행은 물론 차기 대권을 준비하는 이 전 대표의 외연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점에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8.19 전당대회 예비후보 신청기간(9~10일) 중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은 최근 친분이 있는 선배, 동료 의원에게도 출마 관련 의견을 듣고 의사를 밝혔다는 후문이다.
이 전 대표 역시 같은 기간 출마 선언을 통해 당 대표 연임 도전 배경과 2기 체제 구상을 밝힐 전망이다. 당 대표이자 차기 대권 주자로서 국민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지 미래 비전과 가치를 담아 메시지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두 사람 외에는 당 대표 도전자는 없는 분위기로, 이 전 대표와 김 전 의원 간 양자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민주당은 이 전 대표 단독 출마 시 찬반 투표를 진행할지 등을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김 전 의원이 출마하게 되면 예전대로 대의원과 권리당원, 국민여론조사 등을 반영한 투표로 선출하게 될 전망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최근 당 대표 선출 시 투표 반영비율을 대의원 14%와 권리당원 56%, 국민 여론조사 30%로 하기로 정한 바 있다.
당 내에서는 김 전 의원의 당 대표 도전이 이 전 대표의 부담을 덜어주는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당 대표에 단독 입후보한 사례는 현재까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할 정도로 이례적이다. 또한 이 전 대표의 이번 당 대표 도전은 차기 대권 발판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큰 만큼 이 전 대표 역시 민주당이 자신 중심의 '일극 체제'로 흐른다는 비판에 힘을 실을 '단독 추대' 상황 만큼은 피하고 싶을 것이란 해석이다.
한 친명계 중진 의원은 "(이 전 대표) 혼자보다는 함께 가는 것이 아무래도 그림 상 좋지 않겠나"면서 "김 전 의원도 이 전 대표를 대놓고 비판하며 선거운동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고, 설령 이 전 대표 체제에 대해 비판하더라도 그 역시 차기 대권주자로서 이 전 대표가 어느 정도 감수하고 극복해야 할 비판일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 역시 당 대표 도전을 통해 이 전 대표의 대항마로 나섰다는 타이틀은 물론 향후 당 내 정치를 위한 입지를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친명계 재선 의원도 "전국 전당대회 현장을 돌면서 당원들과 만나 자신의 비전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기 떄문"이라며 "김 전 의원의 지지율도 그렇게 저조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전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에서도 최근 김 전 의원의 당 대표 도전 소식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응원한다", "환영한다"는 댓글을 달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다음달 18일 전당대회를 열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 지역 시도당위원장 등을 선출한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